국방부가 북한 응원단에 대해 “남북 화해협력의 사절이 아닌 미인계를 앞세운 대남 선전의 선봉대에 불과하다”고 규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통일부가 북한의 인천아시안게임 응원단 파견에 대해 공식적으로 ‘수용’ 입장을 발표했던 것과 상반돼 부처 간에 엇박자가 났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방부 국방교육정책관실은 지난달 29일 국방일보 홈페이지에 ‘북한 응원단 파견 논란의 진실’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 글은 지난 3일 전 장병의 정신교육 윤독(輪讀) 자료로 활용됐다.
국방부는 북한 응원단에 대해 “철저한 출신성분 심사와 사상 검증을 통해 선발되는 소수정예의 혁명전사”라며 “남한 국민이 선호하는 기준에 맞춰진 외모는 겉으로 드러나는 껍데기에 불과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이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국제적 행사에 응원단 파견이라는 카드를 사용하는 것은 우리의 대북 경계심과 안보의식을 저하시키고 국론분열을 획책하기 위한 화전 양면전술이자 대남 심리전의 일환”이라고 했다.
이는 통일부 입장과 배치된다. 통일부는 지난 7월 “응원단 참여에 필요한 사항을 국제 관례에 따라 준비할 것”이라는 공식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북한이 응원단 불참 입장을 밝힌 뒤에도 “철회하면 환영할 사안”이라는 반응을 내놓았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4일 “북한에 대비해 언제라도 임무가 주어지고 상황이 발생하면 싸워야 하는 장병들을 위한 교육용 자료였다”고 해명했다. ‘정부 내 이견’ 논란에 대해서는 “통일부는 남북통일을 기본으로 하는 것이고, 국방부는 북한의 위협에 대비해야 하는 것”이라며 “(두 부처 간) 입장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
“미인계 앞세운 대남선봉대”… 軍, 북한 응원단 비하 논란
입력 2014-09-05 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