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박’ 떠난 대표팀 ‘쌍용’이 이끈다

입력 2014-09-05 03:15

‘양박 쌍용’은 한국축구를 든든하게 받쳐 온 기둥이었다. 그러나 현재 대표팀에 ‘양박’ 박지성(33)과 박주영(29)은 존재하지 않는다. 박지성은 2011 카타르 아시안컵을 끝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한 데 이어 지난 5월 현역에서 은퇴했고, 무적 신세인 박주영은 이번 대표팀에 발탁되지 못했다. 이제 ‘쌍용’ 이청용(26·볼턴)과 기성용(25·스완지시티)이 한국축구를 책임져야 할 시대가 왔다.

2010 남아공월드컵 당시 20대 초반의 영건으로 맹활약한 이청용과 기성용은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대표팀의 주축으로 자리를 잡았다. 둘은 남아공에서 한국축구의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그러나 브라질월드컵에선 1무2패로 조별리그 탈락이란 참담한 성적표를 받고 고개를 숙였다. 9월 A매치 2연전(5일 베네수엘라전·8일 우루과이전)을 앞두고 지난 2일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NFC)에서 소집된 둘은 자존심 회복을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이청용은 브라질월드컵에서 컨디션 난조로 부진했던 탓에 이번 2연전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르다. 특히 신태용-박건하-김봉수 3인 코치 체제로 구성된 이번 대표팀에서 주장 완장을 차 책임감이 더하다. 그동안 대표팀에서 오른쪽 날개로 활약해 왔던 이청용은 이번에 중앙 미드필더로 변신한다. 신 코치가 이청용을 오른쪽 날개에서 중앙으로 이동시킨 이유는 공격적인 축구를 하기 위해서다. 이청용은 4일 “공격형 미드필더로 훈련을 했는데, 크게 낯설지 않았다”며 “팀에서도 프리시즌에는 중앙 미드필더를 맡은 경험이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기성용도 이번 2연전에서 큰 임무를 맡았다. 공격진이 늘어나 약해진 허리라인을 지키는 것이다. 신 코치는 한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에 기성용을 배치할 예정이다.

신 코치는 “잘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 기성용을 혼자 세우는 것”이라며 “기성용이 혼자 수비형 미드필더를 소화할 능력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신뢰를 보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