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로 보는 성서] 창 34장 슬프다, 디나여

입력 2014-09-06 03:02

야곱의 딸 디나는 순진무구한 처녀

가나안 땅의 여인들을 만나려고

세겜 성에 갔다가 추장에게 당하네

슬프다, 디나여! 야곱의 딸이여!

디나를 성폭행한 세겜 성 추장은

아내로 삼으려고 청혼하는데

야곱의 아들들은 꾀를 내어

할례 받는 조건으로 승락하네

세겜 성 남자들이 할례를 받고

꼼짝달싹 못하고 누워 있을 때

야곱의 아들들이 불같이 쳐들어가

그 성의 남자들을 죽여 버리네

야곱이 아들들을 나무라네

누이를 창녀 취급해도 됩니까

아들들이 떳떳하다고 항변해도

가나안 족속의 보복이 두려웠네

詩作 노트
디나 사건은 비극이었다. 호기심에 가득찬 소녀가 가나안 땅의 여인들을 만나러 나갔다가, 그 성읍의 추장인 세겜에게 성폭행당한 것이다. 비극은 또 다른 비극을 낳았다. 당시의 풍습상 누이에 대한 성폭행은 그 집안에 대한 모독과 수치로 간주되었다.

그래서 야곱의 아들들은 복수를 다짐하고 한 꾀를 내었다. 바로 ‘할례’였다. 디나를 추장에게 주는 조건으로 세겜 성의 모든 남자에게 할례를 받게 하였다. 그들이 모두 할례를 받고 고통 중에 있을 때, 불시에 세겜 성을 쳐서 모조리 죽이고 모조리 빼앗았다.

김영진 장로 <성서원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