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돈 전 1군사령관이 음주상태에서 민간인과 다툼이 있었던 것에 대해 당시 국방부 장관이었던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보고를 받았던 것으로 3일 뒤늦게 드러났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신 전 사령관 사건에 대해 9일 뒤인 6월 28일 당시 김관진 장관이 보고받았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전날 “신 사령관의 관할지역 이탈 및 음주문제에 대해 (김 실장이) 최근에야 관련 사실을 알았다”며 보고 사실을 부인했다가 하루 만에 말을 뒤집었다. “양치기 국방부”라는 비아냥이 나오는 이유다.
국방부의 거짓말은 이번뿐이 아니다. 국방부는 지난 4월 육군 28사단 윤모 일병 사건에 대해서도 당시 장관이던 김 실장이 보고받지 못했다고 했다가 뒤늦게 1장짜리 보고서를 받았다고 말을 바꿨다. 국방부는 또 사이버사령부의 정치댓글 사안에 대해서도 당시 사령관이었던 연제욱 장군과 옥도경 장군이 관련이 없다고 발뺌했다가 추후 두 사람을 입건했다. 김 실장이 사이버사령부 사안에 대해 보고받지 못했다고 국방부는 주장하고 있지만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또 신 전 사령관이 관할지역을 벗어난 ‘근무지 이탈’ 행위를 했지만 징계하지 않은 것도 국방부의 직무유기라는 비판이 나온다. 대통령 해외순방 시 주요 지휘관은 공관이나 사령부 등 지휘소에 있어야 한다. 하지만 신 전 사령관은 관할지역을 벗어났다. 근무지 이탈은 취중에 한 불미스러운 행동보다 더 중한 책임을 물어야 하지만 김 실장이 이를 그냥 넘어갔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한 예비역 장군은 “병사가 늦게 부대에 복귀해도 징계하는데 최전방 동부지역 사령관이 자리를 비웠는데 징계하지 않은 건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사고 당일인 지난 6월 19일 신 전 사령관이 만취 상태였던 사실을 알게 된 수도방위사령부는 육군본부에 보고했다. 당시 권오성 육군참모총장은 지휘소 복귀를 명령했고 다음 날 신 사령관에게 엄중경고했다. 권 총장은 9일이 지난 28일 김 실장에게 보고했고 이후 징계조치를 취했어야 함에도 구두경고에 그쳤다.
아울러 장관 내정자였던 한민구 장관에게도 보고가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한 장관도 신 전 사령관에게 엄중경고했지만 징계하지는 않았다. 그러다 국회와 언론이 사실확인에 나서자 신 전 사령관은 2일 전역지원서를 제출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신 전 사령관의 음주추태를 보고받고 즉각 “전역시키세요”라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국방부 또 거짓말… “김관진 실장, 신현돈 사건 최근에야 알아” 하루 만에 말 뒤집어
입력 2014-09-04 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