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사관 2명 사망으로 이어진 포로체험은 특전사가 실시하는 ‘포로 시 행동요령’ 훈련의 한 과정이다. 특전사는 미군의 훈련 과정을 올해 벤치마킹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전사 측은 “머리에 두건을 쓰고 손발이 결박된 채 독방에 갇혀 2시간을 버텨야 통과할 수 있다”고 밝혔다.
훈련 기원은 영국군에서 유래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양욱 한국국방안포보럼 연구위원은 3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해당 훈련 과정은 영국의 공수특전단(SAS)이 1960년대 개발한 방식”이라며 “‘시어(SERE) 훈련’으로 불리며 침투작전 위주의 특전사 요원이 후방에 고립됐을 때 필요한 생존(Survival), 도피(Evasion), 저항(Resistance), 탈출(Escape) 방법들을 교육한다”고 설명했다. 머리에 두건을 씌우고 포박된 상황을 견디는 훈련은 생존과 도피 단계에 해당한다. 미국 외에 영국, 호주 등의 특수전 부대에서도 실시하는 훈련으로 고도의 위험을 동반하기 때문에 외국에서도 훈련 도중 사망 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다는 게 군의 설명이다.
SAS의 경우 포로가 된 요원의 머리를 가리고 팔을 뒤로 꺾어 수갑에 채운 채 화물차량의 화물칸에 실어 가상의 심문실로 옮긴다. 포로 요원은 천장에 거꾸로 매달린 채 버킷에 담긴 얼음물 고문을 받는다. 심문관들은 넋이 나간 요원 주위에서 온갖 협박과 욕설을 퍼부으면서 인내의 한계를 실험한다. 요원의 머리를 비닐봉투로 씌운 채 물이 가득 담긴 욕조에 처박는 물고문도 실시된다. 호흡곤란 등 죽음의 공포를 견디게 하기 위해서다.
SAS 훈련 방식은 미군 특전단 그린베레에도 전수됐다. 그린베레는 노스캐롤라이나에 저항훈련시험장을 운영 중이다.
특수전 훈련은 위험성이 커 ‘인권탄압’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양 위원은 “고문 등 극한 상황을 견디는 것은 특수전 요원이라면 당연히 거쳐야 하는 관문”이라며 불가피성을 지적했다. 그는 “특전사는 약 400㎞를 걷는 천리행군, 해상침투 훈련 등 위험성이 잘 알려진 다른 훈련에 대해서는 대비를 잘 하고 있지만 이번 훈련은 처음 도입돼 미처 대비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유동근 기자
[특전사 사망 사고] 어떤 훈련이길래?… 독방서 두건 쓰고 손발 결박 2시간 버티기
입력 2014-09-04 03: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