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제2롯데월드(사진) 저층부에 대한 임시사용(조기개장) 승인 여부를 결정하기에 앞서 시민 등이 참여하는 열흘 간의 ‘프리오픈’ 기간을 두기로 했다. 롯데 측은 재보류 결정이나 마찬가지라며 아쉬움을 나타냈고, 시민단체는 사실상의 승인 결정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서울시는 지난달 롯데그룹이 제출한 보완서를 검토한 결과 보완 조치 사항은 ‘적합’하지만 시민들이 교통과 안전문제를 우려하는 만큼 열흘간 프리오픈한 후 승인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3일 밝혔다. 시민과 전문가가 임시사용 구간을 둘러보며 안전성을 점검하는 공론화 과정을 거치겠다는 것이다.
프리오픈 기간 동안 서울시는 각종 안전·교통 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소방시설이 완공됐지만 종합방재실 운영 및 재난유형별 대응 능력이 부족하다는 시민자문단의 지적을 반영해 종합방재훈련도 실시할 예정이다. 또 주차장 예약제와 주차 유료화 등 차량 진입을 최대한 억제하는 교통 수요 대책을 시행한 후 주변 교통상황 등도 살펴보기로 했다.
진희선 주택정책실장은 “프리오픈은 입점 업체들이 영업을 하지 않는 상태에서 시민들이 건물 내부를 둘러보고 주변 교통 상황을 점검하는 형태로 진행된다”며 “의견 수렴 등을 거쳐 이달 말까지는 (승인 여부를)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롯데 측은 서울시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개장 지연으로 손실이 커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저층부 3개동(에비뉴엘·쇼핑몰·엔터테인먼트)에는 패션·식음료 등 1000여개 업체가 입점할 예정이지만 개장이 지연됨에 따라 이들 업체의 손실 역시 불어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예상 연매출을 기준으로 할 때 이들 매장의 매출 손실 규모는 월 9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롯데 측은 특히 지난 7월 17일 서울시가 요구한 주변 교통 개선 대책 등 82개 보완과제를 모두 이행했는데도 승인을 얻지 못했다고 허탈함을 토로했다. 롯데는 올림픽대로 하부 연결도로 개설사업에서 장미아파트 구간의 전면 지하화도 수용했다. 지하화로 인해 교통 개선 비용 역시 당초 4700억원에서 5000억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추정된다. 더욱이 지난달 서울시가 석촌지하차도 인근 동공(洞空) 발생이 지하철 9호선 공사의 영향이라고 결론을 내린 뒤여서 승인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기대했었다.
시민단체들은 오히려 서울시의 결정을 비판했다. 참여연대 등 14개 시민사회단체는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프리오픈 결정은 사실상 승인하겠다는 것”이라며 “재벌 이익만 앞세운 제2롯데월드 프리오픈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싱크홀 문제뿐 아니라 석촌호수 수위가 줄어드는 문제를 명확하게 밝히지 못한 상황에서 조기 개장은 불안감만 증폭시킨다는 것이다. 서울시가 최종 판단을 ‘시민들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제2롯데월드, 임시개장 또 보류… “수백억 손실” 허탈
입력 2014-09-04 03: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