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무기’도 없이 UHD서비스 시장 출전했나

입력 2014-09-04 03:15

인터넷TV(IPTV) 업체들이 초고화질(UHD) 방송 서비스 가입자를 끌어 모으기 위해 열띤 홍보 경쟁에 나섰다. 그러나 정작 셋톱박스 기기는 확보하지 못해 무기도 없이 전장에 나가 있는 꼴이 됐다.

SK브로드밴드와 KT는 이달부터 세계 최초로 셋톱박스형 UHD 방송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지난달 예고했다. KT는 지난 1일 “‘올레 기가 UHD tv’의 1호 가입자가 탄생했다”면서 프리미엄 사운드바와 유료 콘텐츠 이용권을 전달했다고 홍보에 나섰다. SK브로드밴드도 1호 가입자에게 1년 기본료 무료권과 포인트, 사운드바 등을 증정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셋톱박스 물량이 부족해 당분간은 UHD 서비스 가입을 원해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들은 물량이 부족한 상황을 시인했다. UHD 시장이 활성화돼 있지 않아 생산업체도 많지 않고 초기 수요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았다는 해명이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3일 “중소업체에 생산을 맡기고 있는데 품질 테스트를 거치고 있는 과정이라 아직은 물량이 원활히 확보되지 않고 있다”면서 “이달 안에 최대한 빨리 물량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KT 역시 “물량이 몰릴 경우에는 수급이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물량을 조금씩 확보하고는 있지만 바로 설치하기 어려울 경우에는 설치 날짜 예약을 받는 식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IPTV 업체들이 제대로 서비스를 준비하지 못한 채 상품을 내놓고 홍보에 지나치게 열을 올리다 화를 자초한 셈이다. UHD 방송 서비스를 기대하던 소비자들을 기만한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