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핵심 공약인 ‘일반고 전성시대’ 기본계획안이 3일 공개됐다. 서울시교육청은 자율형사립고(자사고)의 학생 선발 과정에서 면접권을 없애고 일반고 배정은 성적에 따라 추첨하는 ‘성적 균등 방식’을 도입하는 등 여러 가지 고교 입시안을 검토해 연말에 최종 확정한다.
조 교육감은 기자회견을 열어 “일반고 균형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고입 배정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서울의 일반고 배정 방식은 거주지에 상관없이 서울 전역의 고교 중 원하는 곳에 우선 지망하는 ‘고교 선택제’다. 시교육청은 일반고 배정 방식을 개선하기 위한 태스크포스를 꾸려 2015년 3월 전에 확정하고 2016년부터 적용키로 했다. 이근표 교육정책국장은 “성적을 상·중·하로 나눠 추첨하는 제도를 포함해 다양한 방법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후보자 시절부터 성적 좋은 학생이 일부 학교에 몰리는 것을 분산시키기 위해 ‘고교 추첨제’ 등을 주장해 왔다.
자사고 입학전형도 대폭 수정할 계획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자사고가 ‘학생 선발 효과’가 아닌 ‘학교 효과’로 일반고와 경쟁해 우수학교임을 입증해 주기 바란다”며 “100% 추첨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자사고는 추첨과 면접으로 학생을 선발한다. 하지만 면접권이 ‘성적 우수학생 선발권’으로 변질돼 일반고 황폐화를 가져왔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시교육청은 아예 선발권을 없애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시교육청은 “교육부가 이를 재량권 남용이라고 했지만 교육감에게는 자사고 입학전형을 지도할 권한이 충분히 있다”고 반박했다.
이 밖에도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를 위해 학교당 5000만원 수준이던 운영비 지원을 최대 1억원까지 늘리기로 했다. 기존 지원금과 달리 사용처를 미리 규정하지 않고 학교 자율로 사용토록 할 예정이다. 또 나이가 많은 교사가 일반고에 집중돼 있다는 지적에 따라 신임 교사나 30·40대 교사를 일반고에 우선 배치한다.
학업중단 위기학생을 돕기 위한 위(Wee) 클래스도 현행 121개교에서 내년 140개교로 늘어난다. 위기학생 상담교사 배치 학교도 157개교에서 170개교로 늘릴 예정이다.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해선 청소년 도움센터인 ‘친구랑’ 운영을 확대한다.
계획안에는 교육부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의 일부인 ‘일반고 필수 이수단위 축소(116단위에서 86단위로)’도 포함됐다. 조 교육감은 “일반고 위기와 관련해 교육부와 전 교육감이 내놨던 대책도 현장에 보완·적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일반고 신입생 ‘성적 균등 방식’ 배정… 성적별 상·중·하 나눠 추첨
입력 2014-09-04 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