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알리바바 9월 미 상장… 국내 영향은?

입력 2014-09-04 03:07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닥터 이방인’에서 극중 인물이 휴대전화로 타오바오(淘寶)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는 장면이 나왔다. 타오바오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C2C(개인 간 거래) 오픈마켓이다. 아직 한국에선 서비스되지 않는데도 중국 시청자를 노리고 한국 드라마에 간접광고(PPL)로 등장한 것이다. 여기에는 본격적인 한국 진출에 앞서 인지도를 높이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 알리바바의 마윈(馬云·50) 회장은 지난해 말 이후 세 차례나 한국을 방문했고 지난달엔 박근혜 대통령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만났다.

타오바오와 B2C(기업과 개인 간 거래) 오픈마켓 티몰(Tmall)을 운영하는 알리바바는 중국 온라인 소매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으며, 두 사이트의 하루 평균 방문자 수는 1억명을 넘는다. 판매수수료를 받지 않거나 조금만 받는 비즈니스 모델과 ‘알리페이’라는 안전한 선불 전자결제서비스를 무기로 급성장했다.

중국 내 택배물량의 대부분을 발생시키는 이 회사는 이달 중 뉴욕 증시에 상장될 예정이다. 미국 언론들은 상장 시기를 오는 18일이나 19일쯤으로 보고 있다. 시장에서 예상하는 알리바바의 시가총액은 2000억 달러(203조9000억원)를 상회한다.

알리바바는 지난 6월 아마존과 이베이가 버티고 있는 미국 시장에 온라인 쇼핑몰 ‘11메인’을 론칭하며 해외 진출의 포문을 열었다. 알리바바는 핵심 비즈니스인 오픈마켓 외에 온라인뱅킹, 모바일게임,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어 어떤 식으로든 한국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트레이드증권 오린아 연구원은 알리바바의 타오바오나 티몰이 우리나라에 직접 진출하게 되면 옥션·지마켓·11번가 등이 경합 중인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의 가격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알리바바가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경우뿐 아니라 국내 유통·소비재 업체들이 알리바바의 온라인 채널로 들어가는 경우도 생각해볼 수 있다. 국내 업체들이 타오바오나 티몰에 입점해 중국으로 사업 영역을 넓힐 수 있는 것이다.

오 연구원은 “중국 소비자들의 한국 상품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알리바바의 플랫폼을 중국 진출 기지로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면서 “우리나라 유통업체가 티몰에 입점할 경우 별도 법인을 설립할 필요가 없는 데다 결제·배송도 티몰의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어 초기 투자비용이 크지 않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