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받고 허위 선박검사, 리베이트까지… 안전 팔아 돈 챙긴 추악한 ‘海피아’

입력 2014-09-04 03:11
해운업계 비리를 수사해 온 창원지방검찰청은 지난 5월 말 해운비리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한 후 그동안 비리 연루자 35명을 수사해 이 중 12명을 구속기소하고 나머지 23명은 불구속 기소했다고 3일 밝혔다.

검찰은 이 기간에 선박검사 편의 제공 대가로 52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한국선급 수석검사원 이모(58)씨와 이씨에게 돈을 준 혐의(뇌물공여)로 조선업체 대표 이모(54)씨 등 2명을 구속 기소했다.

인천∼중국을 운항하는 카페리 여객선에 대해 검사를 하면서 레이더 결함, 화재탐지장치 미설치 등을 알고도 선박검사보고서에 정상인 것처럼 작성한 혐의(업무방해)로 구속 기소된 한국선급 해외지부장 조모(56)씨에게는 징역 1년의 실형이 선고됐다.

검찰은 또 선박수리와 납품업체 등으로부터 업체 선정 대가로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H훼리 이사 윤모(49)씨 등 해운업체 임직원 6명도 구속 기소했다.

선박설계업체와 선박부품업체 등으로부터 업체 선정 대가로 2억여원을 받은 조선업체 부사장 심모(58)씨와 선박설계업체 선정 대가로 650만원을 받고, 9억여원을 횡령한 선박설계업체 대표 이모(49)씨는 각각 배임수재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이번 수사과정에서 한국선급과 선박설계업체, 각종 부품업체, 선박수리업체 등 거의 모든 해운 관련 업체들이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뇌물을 주고받는 뿌리 깊은 불법 관행이 이뤄지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검찰 관계자는 “선박검사원이 조선업체의 선박 수주 브로커로 행세하면서 뇌물을 수수하거나 허위로 선박검사를 하고, 해운업체는 뇌물로 제공한 비용 등을 보전하려고 무리한 영업을 하면서 선박안전을 위협하는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창원=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