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 군탄공원에 ‘박정희 장군 표지석’ 건립 논란

입력 2014-09-04 03:08

강원도 철원군 갈말읍 군탄공원에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육군 장군 시절을 기념하는 표지석(사진)이 세워져 논란이 일고 있다.

철원지역 사회단체들로 구성된 ‘육군대장 박정희 장군 전역지 유적공원화 추진위원회’는 최근 이 공원 입구에 ‘박정희 장군 전역공원’ 표지석을 세웠다. 높이 9m, 폭 2m 규모의 표지석은 지역사회단체와 주민이 낸 성금 3400만원으로 건립됐고, 지역구 국회의원 등 140여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표지석에는 ‘5천년 우리 역사의 바다에 박정희 장군이 남긴 항해의 흔적은 너무나 크고도 깊다’는 등 그를 추모하는 글귀가 담겼다. 이근회 추진위원장은 “박 전 장군이 전역한 곳을 안보관광과 연계해 침체된 지역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해 원래 이름으로 복원한 것일 뿐 이곳을 신성화, 성역화하려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진보단체에서는 “역사를 거꾸로 가게 한 부끄러운 일”이라면서 비판하고 있다. 김용빈 철원군농민회 정책실장은 “민주주의의 근본을 훼손한 사람의 이름을 공원 명칭으로 사용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면서 “훼손된 역사를 바로 알리기 위해 박정희의 행적을 알리는 표지판을 공원 앞에 세우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육군 5군단은 1963년 8월 박 전 장군이 이곳에서 전역한 것을 기념해 1969년 전역비를 세웠다. 이 공원은 1976년 ‘육군대장 박정희 장군 전역지 공원’으로 명명됐고, 이어 1988년에는 ‘군탄공원’으로 변경됐다.

철원=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