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에 즐길만한 문화 감상을 꼽으라면 뭐니 뭐니 해도 영화가 최고다. 멀티플렉스 극장이 곳곳에 들어서 있어 편리하게 관람할 수 있다. 올해도 가족·친구·연인끼리 볼만한 극장가의 상차림이 푸짐하다. 한국영화와 할리우드 영화가 관객몰이 싸움을 벌이는 가운데 장르도 액션, 코미디, 휴먼드라마, 애니메이션 등 다양하다.
◇한국영화끼리 흥행 대결=‘타짜’의 후속편 ‘타짜: 신의 손’과 강동원 송혜교 주연의 가족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이 추석 극장가 흥행몰이의 선봉장으로 나섰다. 전작 ‘타짜’는 2006년 개봉 당시 684만명의 관객을 모으며 상업적으로 성공했다. 후속작도 전작과 마찬가지로 허영만 화백의 원작을 바탕으로 했다. 주인공 타짜는 빅뱅 탑의 최승현이, 여주인공은 청춘스타 신세경이 맡았다.
‘과속스캔들’(2008) ‘써니’(2011)로 1600만 관객을 모은 강형철 감독이 ‘타짜’ 후속편에서도 성공할지 관심이다. 아귀 역의 김윤석과 고광렬 역의 유해진이 그대로 출연하고, 곽도원 이경영 이하늬 김인권 등 개성 있는 조연들이 볼거리를 선사한다. ‘두근두근…’은 김애란 작가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바탕으로 탄탄한 이야기와 가족애로 승부를 건다.
‘타짜’가 화려한 출연진으로 음모술수가 판치는 도박의 세계를 스릴 넘치게 담았다면, ‘두근두근…’은 스타 강동원과 송혜교의 원투펀치로 웃음과 눈물을 자아낸다. ‘타짜’는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이 약점이다. ‘두근두근…’은 12세 관람가. 전통적으로 코미디를 포함한 가족영화가 추석시장에서 사랑받았기 때문에 두 영화의 흥행 대결이 더욱 주목된다.
◇‘명량’과 ‘해적’의 제2라운드 싸움=역대 관객 수, 역대 매출액 등 영화 흥행 관련 기록을 모두 경신한 ‘명량’은 추석 극장가에서도 볼 수 있다. 1800만 고지를 앞두고 기세는 수그러들었으나 여전히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포진하며 막판 스퍼트를 노리고 있다. 특히 가족 단위 관객이 극장을 대거 찾는 추석이기에 ‘명량’의 뒷심에 투자배급사는 내심 기대를 걸고 있다. CJ엔터테인먼트 측은 “1800만 정도는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가족영화를 표방한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의 선전도 기대된다. 주인공 김남길 손예진의 액션과 유해진의 코미디가 볼거리다. 쉽게 즐길 수 있는 스토리, 컴퓨터그래픽(CG)을 이용한 매끄러운 액션 장면이 강점이다. 배급사인 롯데엔터테인먼트 측은 “추석 기간 800만 돌파는 문제없고 1000만 돌파에 도전장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최민식의 ‘루시’ 한국서도 통할까=할리우드 영화 중에서는 최민식이 스칼릿 조핸슨과 호흡을 맞춘 뤽 베송 감독의 ‘루시’가 눈길을 끈다. 최민식은 암흑가의 두목 역을 맡았다. 통상 인간은 자신의 뇌용량 10%만 사용한다. 이 영화는 뇌를 100%까지 사용하면서 초능력을 발휘하는 루시(스칼릿 조핸슨)에 대한 이야기로 화려한 액션 장면이 즐비하다. 지난달 미국 개봉 당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기세를 한국에서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다.
‘스텝 업’의 다섯 번째 시리즈인 ‘스텝 업: 올인’도 개봉된다. 세계 최고의 쇼 배틀에 참가한 인물들의 화려한 댄스가 이 영화의 가장 큰 볼거리다. 현재 상영 중인 메간 폭스 주연의 ‘닌자터틀’과 리처드 아미티지 주연의 ‘인투 더 스톰’, 잔잔한 음악영화 ‘비긴 어게인’도 추석 흥행 경쟁에 뛰어들었다.
◇아이들 손잡고 애니메이션 볼까=아이들과 함께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도 여러 편 상영된다. 사고뭉치 마야가 꿀벌왕국을 지키는 과정을 그린 ‘마야’를 비롯해 아프리카 초원에서 태어난 얼룩말 쿰바의 성장기를 담은 ‘쿰바: 반쪽무늬 얼룩말의 대모험’, 의리로 똘똘 뭉친 토끼 볼트와 친구들의 우정을 그린 ‘브레이브 래빗: 새로운 영웅의 탄생’ 등이 어린이 관객을 손짓한다. 일본 애니메이션 ‘원피스’와 ‘도라에몽’ 시리즈 신작도 선보인다.
◇서울을 떠나지 않는 시민과 외국인을 위해=서울 광화문 독립영화상영관 인디스페이스는 6∼10일 ‘한가위 맞이: 독립영화 삼색전 영문자막 상영회’를 연다. 한국의 대표적인 단편 소설을 애니메이션으로 극화한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 10대의 왕따 문제를 다룬 이송희일 감독의 ‘야간비행’,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광을 느낄 수 있는 오멸 감독의 ‘하늘의 황금마차’를 영문자막과 함께 상영한다.
2∼6일 마포구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진행되는 ‘그렇게 가족이 된다’ 기획전에는 가족의 의미를 묻는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김태용 감독의 ‘가족의 탄생’ 등 5편이 상영된다. 종로구 서울아트시네마도 6일까지 ‘가을날의 재회’ 전을 마련한다. 일본 오즈 야스지로 감독의 ‘동경이야기’와 이를 현대적인 감성으로 리메이크한 야마다 요지 감독의 ‘동경가족’, 캐나다 사라 폴리 감독의 ‘우리가 들려줄 이야기’ 등 가족영화 7편을 선보인다.
이광형 선임기자
[추석 특집] 스크린 상차림 푸짐… ‘타짜’ 스릴 맛볼까, ‘루시’ 만날까
입력 2014-09-05 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