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가 2년간 여제자 23명 성추행… 검찰, 상습 추행 혐의 구속

입력 2014-09-03 04:47
한 지방대 현직 교수가 2년간 여제자 수십 명을 성추행하다 구속됐다. 자신의 연구실에서 일하는 여학생이나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성적이나 진로 상담을 핑계 삼아 사적인 자리를 마련한 뒤 범행했다.

청주지검 제천지청은 2일 여제자 수십 명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혐의(강제추행 등)로 대학교수 A씨(48)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충북의 모 대학 학과장이었던 A씨는 지난 6월 9일 오후 6시30분께 과제물을 제출하러 자신의 교수실로 찾아온 여학생 2명에게 과제 관련 정보를 주겠다며 저녁 자리를 제안했다. 식당에서 저녁을 먹은 뒤 노래방으로 자리를 옮겼고, A씨는 노래를 부르는 여학생들의 몸을 더듬었다. 여학생들이 저항했지만 A씨는 행동을 멈추지 않았다.

A씨의 성추행은 갈수록 대담해져 자신의 연구실이나 교수실에서까지 버젓이 자행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성추행을 위한 빌미로 성적 관리나 진로 상담 등을 내세워 제자들을 옭아맸다. 자신의 성추행이 문제가 될 기미가 보이면 시험 문제를 미리 알려주겠다며 피해 학생들을 회유하는 등 교수와 학생 간 ‘갑을 관계’를 철저히 악용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A씨의 여제자 성추행 첩보를 입수하고, 곧바로 수사에 나섰다. A씨는 2012년부터 비슷한 방법으로 여제자들을 성추행했으며, 확인된 피해 여학생 수는 2년여 동안 23명이나 됐다. 피해 학생들 중 19세 미만의 새내기 대학생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추가 피해자가 없는지 보강 수사 중이다.

제천=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