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의 창당이 전격 발표된 지 2일로 정확히 6개월이 됐다. 지난 3월 2일 당시 안철수·김한길 전 공동대표가 기습적으로 양측의 통합을 알리면서 ‘야권 빅뱅’ ‘빅딜’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참신한 이미지의 안 전 대표와 제1야당이 결합하면서 ‘시너지 효과’도 예상됐다. 하지만 불과 반년 만에 통합효과는 연기처럼 사라졌다.
◇당·안철수 지지율 동반 추락=안·김 전 공동대표는 지난 3월 국회에서 창당 발표 당시 “새 정치를 위한 신당 창당으로 통합을 추진하고, 2017년 정권교체를 실현한다”고 발표했다.
당시만 해도 양측의 ‘윈-윈’을 예측하는 분석이 많았다. 대선 주자 지지율 1∼2위를 다투는 안 전 대표와 126석을 갖고 있던 민주당의 합당으로 야권이 통합돼 거대 여당을 견제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지지율도 높았다. 창당 선언 직후 당 지지율은 30% 후반까지 치솟기도 했다. 당 안팎에서는 ‘차기 총·대선은 해볼만하다’는 분위기가 번져나갔다.
하지만 그때가 절정이었다. 당 지지율은 거의 반등 없이 지속적으로 가라앉았다. 지난달 말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16.6%까지 떨어졌다.
신당 창당은 현재로선 안 전 대표 개인으로서도 ‘상처뿐인 선택’이 됐다. 기성 정당과 결합하면서 새 정치를 내세운 ‘안철수 효과’도 거의 사라졌다. 안 전 대표는 이달 초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에서는 7%에 그쳐 5위 밖으로 밀려나기도 했다. 당내에는 ‘안철수 세력’은 안 전 대표뿐이라는 말도 나온다. 실제로 안 전 대표 측근이었던 윤여준 전 장관과 김성식 전 의원이 창당에 반대해 떠났고, 금태섭 전 대변인도 공천 과정에서 안 전 대표와 멀어졌다.
리얼미터 이택수 대표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안 전 대표를 지지해온 중도층이 대거 이탈하면서 예전 민주당 지지율만 남은 상황”이라며 “새 정치를 기대했던 안 전 대표 지지자들이 기초공천 번복과 전략공천 등의 시행착오를 보며 무당파로 바뀌었다”고 분석했다.
◇사라진 혁신, 전망도 ‘흐림’=새정치연합이 ‘도로 민주당’으로 돌아가면서 ‘정치개혁’이나 ‘새 정치’ 의제도 사라져버렸다. 안 전 대표가 내세웠던 기초선거 공천 폐지는 당내에서 뒤집혔다. 정치 혁신 차원에서 시작됐던 국회의원 기득권 내려놓기도 제자리걸음이다.
야당의 정치 행태는 이전과 똑같이 반복되고 있다. 새정치연합의 장외투쟁이나 원내외 병행 투쟁은 신당이 만들어지기 전인 지난해와 판에 박은 듯 똑같다. 친노(친노무현)와 비노, 온건파와 강경파 간 다툼도 그대로 되풀이되고 있다.
당 소속 의원들도 새정치연합이라는 당명 대신 ‘민주당’이라는 이름에 더욱 익숙한 듯하다. 사석은 물론이고 공석에서도 민주당이란 말을 버릇처럼 내뱉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새정치연합의 반등에 대해서도 부정적 전망이 많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새정치연합 창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야권 단일화를 위한 미봉책으로 만들어졌고 그 이후에는 신당 혁신 프로그램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새로운 인물을 수혈하는 과감한 인적 쇄신 없이는 당 지지율이 반등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에 대해서도 “중도층을 끌어올 수 있는 힘이 사라져 당분간은 반등 모멘텀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이슈분석] “새 정치” 기치 반년 만에 ‘도로 민주당’
입력 2014-09-03 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