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비아반도에 첫 한인교회 독립 예배당 짓는다

입력 2014-09-03 04:02
아부다비한인교회 강희진 목사가 지난 1일 신축 중인 예배당 조감도를 들고 설명하고 있다. 예배당은 이슬람국가 특성상 십자가를 세울 수는 없으나 위에서 보면 십자가 형태를 띠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중동 아라비아반도에 최초로 한국교회 예배당이 세워진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한인교회(기감) 강희진(44) 목사는 지난 1일,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아라비아반도 국가 중 유일하게 아부다비에 자체 예배당을 건립하게 됐다”며 “예배당 건축을 계기로 디아스포라 선교에 한 발 다가서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교회는 지난 7월 기공예배를 드렸다.

예배당은 아부다비의 신도시인 무사파 지역 6930㎡(2100평) 대지에 3층 건물로 지어지며 3000명이 동시에 예배를 드릴 수 있다. 예배당은 1000석 규모의 대예배실을 비롯해 500석 250석 100석 80석 등 소예배실을 마련해 아부다비에 거주하는 외국 그리스도인을 위한 예배 장소로도 활용한다. 교회 안에는 카페와 서점, 사무실, 주거공간 등도 들어선다. 완공 시점은 내년 성탄절이다.

강 목사는 “그동안 UAE 한인교회들은 영국과 미국교회 건물을 임대해 예배를 드려왔다”며 “이번에 예배당을 건축하면 독자적인 교회당을 가진 첫 한인교회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배당을 설립하게 된 것은 현지 영국 성공회가 소유하고 있던 종교부지의 개발 시한이 다가오면서 평소 협력관계에 있던 아부다비한인교회에 교회건축을 제안하면서부터다. 60억원 규모의 건축 비용 중 5억원을 아부다비한인교회의 성도가 헌금하면서 본격화됐다. 기독교대한감리회 중앙연회(이정원 감독)는 교회 신축을 위해 ‘100만원 1000구좌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UAE는 이슬람 종주국이라 할 수 있는 주변국들과 달리 기독교에 대해 교회 설립과 예배를 보장하고 있다. 외국인에 의한 선교는 금지하고 있으나 종교부지 안에서의 예배는 자유롭다.

강 목사는 “교회당이 건립되면 (예배당을 임대해주어) 이슬람국가의 주일격인 금요일 하루에만 오전 8시부터 밤 10시까지 50개 교회, 3만여명의 크리스천들이 예배를 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UAE의 한인교회들은 10개가 넘으며 아부다비에만 3개가 있다. 아부다비 외국교회의 경우 인도교회가 가장 많고 필리핀, 아프리카 국가 교회들이 산재해있다. 또 이집트 콥트교회와 에티오피아·그리스·시리아 정교회, 마토마 오소독스교회, 로마가톨릭 등이 분포돼 있다.

강 목사는 “UAE에 외국교회와 크리스천들이 많은 것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182개국 출신의 외국인들이 살고 있기 때문”이라며 “UAE 인구 90%가 외국인이며 이들 중엔 근로자들이 상당수여서 복음전도의 기회가 많다”고 말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