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stock] 삼성전자, 2년 만에 120만원 붕괴

입력 2014-09-03 03:26

삼성전자 주가가 실적 부진 우려로 2년 만에 120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2.61% 내린 119만4000원에 거래를 마쳐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종가 기준 120만원 밑으로 주저앉은 것은 2012년 9월 6일 이후 처음이다.

최근 삼성전자 주가는 3분기 실적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잇따르면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5조원대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KDB대우증권은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7조5000억원에서 5조9730억원으로 20% 낮춰 잡았고 신한금융투자는 5조9700억원, 현대증권은 5조9000억원을 제시했다.

신한금융투자 김영찬 연구원은 “샤오미 쿨패드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와의 경쟁 심화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날 합병 발표로 주가가 급등했던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은 하루 만에 하락 전환했다. 삼성중공업은 3.45% 떨어진 2만7950원, 삼성엔지니어링은 2.78% 내린 6만99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증권사들은 이날 양사 합병에 대해 부정적인 보고서를 내놨다. 하나대투증권 박무현 연구원은 “부정적인 해양산업 전망과 과도한 외형, 시너지를 기대하기 어려운 계열사 간 합병으로 삼성중공업이 감당해야 할 부담은 더 늘어날 것”이라며 삼성중공업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KDB대우증권 성기종 연구원은 “구체적 협의가 부족한 상황에서 시급한 구조적 결합만 한 것이며, 이건희 회장의 경영복귀가 사실상 어려워 승계 작업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단기매수’로 내렸다.

코스피지수는 3일 연속 하락하며 2050선을 간신히 지켰다. 우크라이나 긴장 악화로 유럽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삼성전자 현대차 등의 실적 둔화 우려와 엔저 공포가 다시 부각돼 대형 수출주 대부분이 하락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