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도 “지도부 태도 변해야”… 커지는 협상파 목소리

입력 2014-09-03 03:59
세월호 특별법을 둘러싼 대치 정국이 장기화되자 여야 내부에서 지도부의 강경 노선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며 타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양당 모두 추석 민심의 향배에 따라 당내 이견을 내고 있는 ‘협상파’들이 더욱 힘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새누리당 홍일표 정책위부의장은 2일 원대대책회의에서 “세월호 가족대책위와의 세 번째 만남이 성과 없이 끝난 것 같아 대단히 안타깝다”며 “국민들로서는 유가족과의 대화에서 꽉 막힌 정국이 풀어질 수 있는 실마리가 나왔으면 하는 기대가 있었는데 실망이 크다”고 말했다. 홍 부의장은 “국민들은 국회를 정상화시키지 못하는 여당에 대해서도 못마땅해 하고, 각 당사자들에게 한발자국씩 양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당 내에도 그런 걱정을 하는 목소리들이 있다는 점을 꼭 고려해 달라”고 요구했다.

새누리당의 한 중진 의원도 이날 국민일보와 만나 “수사·기소권 문제는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원칙도 아니다”며 “난국의 해법은 결국 여당이 유가족들의 요구를 좀 더 들어주는 길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여권 내부의 ‘양보론’은 지난달 연찬회 이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김성태 의원은 전날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새누리당이 먼저 집권여당다운 포용력과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오 의원은 ‘유가족이 특검 추천위원을 추천한 뒤 여당이 동의하는 방안’을, 정미경 의원은 ‘유가족 요구대로 수사·기소권을 진상조사위에 주되 위원회를 법률전문가들로 재구성하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내에서도 장외 강경투쟁에 반대하는 온건파 의원들이 연일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박주선 의원은 K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장외투쟁보다는 세월호 입법 추진과 정기국회에 다른 민생법안을 비롯한 의안들을 병행투쟁하자는 주장”이라며 “야당으로서는 가장 강력한 투쟁의 무기가 원내투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월호 특별법 처리와 정기국회 일정을 연계시키고 있는 당 지도부나 장외투쟁을 강조하는 강경파들과는 상반된 입장이다.

박 의원과 조경태 변재일 황주홍 의원 등 10여명은 조찬회동을 갖고 세월호 특별법 처리 방안과 국회 의사일정 등을 논의했다. 온건파 의원들은 추석 명절 직후에도 다시 회동, 국회 전략을 논의하기로 해 장외투쟁 반대파 의원들의 세 불리기가 어느 정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당 지지율이 창당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온건파 세 결집이 성공할 경우 노선갈등이 한층 더 심화될 가능성도 있다.

전웅빈 임성수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