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노동절 휴일인 1일(현지시간) 공화당에 최저임금을 상향하고 여성 근로자에 대한 공평한 임금을 보장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라고 다시 촉구했다. 노동절 축제가 열린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6000명 관중 앞에서 한 연설을 통해서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무도 부인하지 못하는 단순한 진리가 하나 있다. 그것은 미국 근로자들은 더 나은 임금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켄터키주립대학 총장이 교내 저임금 근로자들의 임금 인상을 위해 자신의 연봉을 삭감한 사례를 들며 의회가 이 같은 조직과 기업, 그리고 이미 연방 최저임금보다 높은 기준을 설정한 13개 주 등의 모범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11월 4일 중간선거를 두 달여 앞둔 이날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은 선거유세를 방불케 했다. 그는 “상·하의원 선거에 나선 대부분의 공화당 후보들이 정부의 노동 정책을 번번이 반대하고 있다”며 “(이들 공화당 후보들에게) 야유만 퍼붓지 말고 투표하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지난 4년 반 동안 100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됐고 실업률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며 자신의 임기 동안 성취한 경제회복에 주목해 달라고 부탁했다. 미 언론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을 중간선거 시즌의 시작을 알린 것으로 해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국내와 해외의 암울한 뉴스로 가득한 여름을 보냈던 오바마 대통령이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경제정책 이슈로 초점을 돌리려 한다고 보도했다. 중간선거의 화두를 공화당을 위시한 정치권과 여론의 비난이 쏠리는 우크라이나·이라크 사태 등 외교 현안에서 경제나 고용 이슈로 돌리려 한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오바마 대통령이 빈곤층 생활을 개선시키는 입법을 막고 있다며 공화당을 비난하는 데 노동절 연설을 이용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하원의원 435명(특별행정지역 대표 6명 제외) 전원과 상원의원 100명 중 3분의 1인 35명을 새로 뽑는다. 현재까지는 공화당이 과반을 차지한 하원은 물론 상원도 장악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달 워싱턴포스트(WP)는 공화당이 하원 의석을 더 늘리고 상원에서도 52석 대 48석으로 민주당을 압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상원 의석분포는 민주 55석, 공화 45석이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
美 중간선거 시즌 돌입… 오바마 “경제 회복” 역설
입력 2014-09-03 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