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전산기 교체와 관련해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 측 임원들을 검찰에 고발해 다시 분란을 일으킨 이건호 국민은행장이 '이사진 거취 결정'이라는 배수진을 쳤다.
이 행장은 1일 오후 긴급기자회견을 자청해 "거취를 포함해 모든 것을 이사회에 맡기겠다"며 "(이사들이) 나가라고 한다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은 1시간30분간 진행됐다.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원회에서 경징계를 받아 기사회생했지만 템플스테이에서 임 회장과의 갈등설, 임 회장 측 임원 고발 등 여러 악재가 불거지면서 '자진 사퇴'까지 거론되는 지경에 이르자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생각에 '이사진 재신임'이라는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보인다.
이 행장은 그러나 "조직을 이끄는 수장으로서 (스스로) 사퇴를 거론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말해 자진 사퇴할 뜻은 없음을 내비쳤다. 주전산기 교체 문제로 갈등을 겪었던 이사회가 사퇴 압박을 해올 수 있다고 판단해 미리 자신의 입장을 충분히 소명한 뒤 사태 해결의 최종 책임을 이사회로 넘기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 행장은 "나는 정말 다급해서 '도둑이야'라고 소리 지르는데 (집안싸움이) 시끄럽다고 해서 방관할 수 있느냐"며 "(검찰 고발은) 조직 기강을 바로잡기 위한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주전산기 성능 실험과 관련한 보고서를 왜곡, 조작한 것은 범죄에 해당돼 검찰에 고발했는데 왜 또 분란을 일으키느냐고 따지는 게 억울하다는 것이다.
그는 "(임 회장 개입이) 고발장에 포함됐지만, 최종 제출할 때 삭제하는 것이 좋겠다고 얘기했다"면서 주전산기 교체에 임 회장이 개입한 것을 금감원 제재심의위에서 거론했다고 밝혔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
[비즈카페]“이사회에 맡길 것” 거취 내건 국민은행장
입력 2014-09-02 05: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