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심 발휘 ‘해적’… “내친김에 1000만명”

입력 2014-09-03 03:33
관객 700만을 돌파하고 1000만을 향해 순항 중인 영화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의 한 장면. 김남길 손예진의 화려한 액션과 웃음을 자아내는 유해진의 코믹 연기가 돋보인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김남길·손예진 주연 영화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의 뒷심이 무섭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해적’은 1일 현재 7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지난달 6일 개봉한 ‘해적’은 ‘명량’의 기세에 눌려 계속 박스오피스 2위에 머물며 빛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3주차(8월 22일)부터 ‘명량’을 2위로 끌어내리고 1위에 올라 심상치 않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영화는 조선 건국 초기를 배경으로 사라진 옥새를 찾고자 동분서주하는 해적과 산적의 이야기를 담았다. ‘해적’ 배급사인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처음부터 ‘명량’을 압도하겠다는 생각보다 2등 전략을 세웠다. 이른바 ‘쌍끌이’ 흥행에 나선 것이다. ‘해운대’와 ‘국가대표’가 동반 흥행했던 2009년의 쌍끌이를 기대했다. 당시 ‘해운대’는 1145만, ‘국가대표’는 848만을 모은 바 있다.

‘해적’의 개봉일 성적(27만 3103명)은 2013년 설 연휴 때 ‘7번방의 선물’과 함께 쌍끌이 흥행에 성공한 ‘베를린’의 첫날 성적(27만 3647명)과 비슷했다. 지난해 여름 ‘설국열차’와 함께 시장을 견인했던 ‘더 테러 라이브’의 개봉일 성적(21만 5832명)보다는 6만명이 더 많았다.

롯데 측의 기대대로 영화가 서서히 입소문이 나면서 관객몰이에 성공했다. 화려한 액션을 바탕으로 산적 두목 역을 맡은 김남길과 해적 두목으로 나오는 손예진의 ‘찰떡’ 연기호흡이 흥행 성공의 요인이다. 산적과 해적을 왔다 갔다 하며 입으로만 수영을 가르치는 장면에서 ‘음파∼음파’를 강조하는 유해진의 코믹 연기도 폭소를 자아낸다.

실감나는 컴퓨터그래픽(CG)도 관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김남길과 손예진이 물레방아를 타고 하늘을 나는 장면, 해적선끼리 충돌하면서 해상전투를 벌이는 장면, 고래가 물을 뿜으며 등장하고 손예진과 조우하는 장면 등을 CG로 그럴듯하게 구현했다.

롯데 측은 “12세 관람가로 가족들이 무난하게 즐길 수 있는 코미디여서 흥행에 성공한 것 같다”며 “추석 연휴까지 스크린을 계속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추석 연휴에 개봉되는 ‘타짜-신의 손’과 ‘두근두근 내 인생’이 변수이기는 하나 현재 추세대로라면 1000만 돌파도 가능하다는 예상이다.

한편 ‘해적’은 카리브해 연안국과 중남미 지역에 잇따라 판매됐다. 쿠바 바하마 바베이도스 도미니카공화국 등 카리브해 연안 14개국과 브라질 멕시코 볼리비아 등 중남미 지역 20개국 등 총 34개국에 팔렸다.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