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 평행선… 3차 회동 30분 만에 "끝"

입력 2014-09-02 05:49
새누리당이 1일 오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 측과 3차 회동을 갖고 세월호 특별법 제정에 대해 논의했지만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하는 데 그쳤다. 당 지도부는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기소권을 부여하라는 가족대책위 측과 평생선만 달렸다. 유가족들은 새누리당이 '전향적 자세'를 보이지 않는 데 대해 불만을 표출하면서 30분 만에 자리를 먼저 떴다. 다음 회동 일정도 잡지 못한 채 대화가 결렬된 만큼 세월호 교착 정국은 상당 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김병권 세월호 가족대책위 위원장은 "세 번째 만났는데 이전과 똑같이 우리를 설득하려는 취지라면 지금 당장 일어나서 나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호영 정책위의장은 "더 양보할 게 없다"면서 "피해자가 특검을 임명하게 하라는 건 헌법 원칙을 지키지 않는 것"이라고 강한 어조로 맞받아쳤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유가족들이 "(새누리당이) 계속 언론플레이를 하려고 한다"고 불만을 터뜨리자 "기본적인 예의를 지켜 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새누리당은 새정치민주연합 측과 타결한 '재합의안'을 그대로 관철시키겠다는 스탠스다. 세월호 특별법에 따라 구성되는 진상조사위원회뿐 아니라 특별검사까지 진상규명을 하도록 하는 데 대해서도 위헌소지 여부를 검토 중이다. 이 원내대표는 가족대책위 측과 대화를 재개하는 방안을 찾고, 조만간 새정치연합 박영선 원내대표와의 회동을 통해 특별법 문제를 협의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가족대책위 유경근 대변인은 회동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의 요구는 딱 하나"라며 "수사권·기소권이 부여된 진상조사위원회를 만들어주거나 그에 버금가거나 더 좋은 안이 있으면 제시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택 전웅빈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