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작 버리고 ‘맥모닝’ 그대로… 버거킹 베끼기 논란

입력 2014-09-02 03:11
버거킹 아침 메뉴 '킹모닝'
맥도날드 아침 메뉴 '맥모닝'
몇 달 전 오랜 미국 유학 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이모(30)씨는 유학 시절 버거킹에서 즐겨 먹던 아침 메뉴를 상상하며 한국 버거킹 매장을 방문했다가 크게 실망했다. 버거킹에서 출시한 아침 메뉴에 사용된 빵이 미국에서 먹던 크루아상이 아닌 전혀 다른 종류였기 때문이다. 이씨는 “한국에서도 버거킹만의 아침 메뉴를 즐기며 유학 시절의 추억을 느낄 수 있다는 기대에 부풀어 있었는데 다른 브랜드와 다를 바 없는 메뉴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유명 패스트푸드점인 버거킹의 아침 메뉴 ‘킹모닝’이 ‘베끼기’ 논란에 휩싸였다. 다름 아닌 경쟁사 맥도날드의 아침 메뉴 ‘맥모닝’을 그대로 따라했다는 것이다. 버거킹은 현재 잉글리시 머핀과 해쉬브라운 등으로 구성된 킹모닝 아침 메뉴를 70개 매장에서 시범 판매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버거킹이 출시한 킹모닝은 기존에 맥도날드에서 예전부터 시작한 아침 메뉴 맥머핀(맥 모닝 메뉴)과 흡사하다. 맥도날드 아침 메뉴 맥머핀은 1971년 미국에서 출시됐고 국내에는 2006년에 첫 선을 보였다.

보통 글로벌 식품외식 기업들이 각광 받는 이유는 세계화와 현지화 사이의 적절한 균형에 있다. 또 이를 성공적으로 실행할 경우 토종 브랜드들에게 해외시장 벤치마크 사례로 활용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거킹의 경우 자신들의 대표 아침 메뉴인 다양한 종류의 크루아상 샌드위치는 버리고, 맥도날드의 맥머핀과 흡사한 메뉴(킹모닝)를 출시해 글로벌 기업의 체면을 구겼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버거킹의 경우 펀드 회사가 주주로 있는 상황에서 단기 실적을 위해 브랜드의 정체성도 잃고 있는 게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무분별한 베끼기는 기업의 정체성 상실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시장 발전을 둔화시키는 저해 요인”이라고 전했다.

한편 버거킹은 논란에 대해 “킹모닝은 한국 고객의 선호를 반영해 출시됐다”고만 해명했다.

조규봉 쿠키뉴스 기자 ckb@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