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금연에 엄격한 혈압관리 중요”… 을지대병원 이수주 교수가 전하는 뇌졸중 예방과 치료

입력 2014-09-02 03:03
이수주 교수는 뇌졸중 전조증상으로 찾아오는 두통에 대해 편두통과는 구분되는 통증으로 ‘악’소리가 나오는 벼락두통이라고 설명했다.

노년층이 두려워하는 질환으로 대표적인 것이 뇌졸중이다. 발병하면 치명적인 장애로 남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인의 뇌졸중 발병 양상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고 한다. 이수주 을지대학교병원 신경과 교수를 만나 뇌졸중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이 교수는 일단 용어에 대한 이해가 바로잡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환자들이 뇌졸중과 뇌경색, 뇌출혈을 헷갈려한다. 뇌경색은 뇌혈관을 핏덩이가 막고 있는 것이다. 혈전을 제거하는 시술을 통해 막힌 혈관을 뚫어주어야 한다. 반면 뇌출혈은 뇌 안의 혈관이 터지면서 피가 새는 것을 말한다. 특별한 외상 외에도 노화로 혈관이 약해져서 터질 수 있다. 뇌경색과 뇌출혈 모두를 아울러서 뇌졸중이라고 부르며 이 중 뇌경색이 80%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과거에 비해 심각한 장애를 남기는 뇌졸중은 크게 줄어들었다. 이 같은 배경에 대해 그는 훌륭한 고혈압 관리를 이유로 꼽았다. 이 교수는 “뇌졸중의 가장 큰 위험인자는 고혈압이다. 고혈압 약을 잘 복용하는 환자에게서 뇌졸중의 발병률이 낮고 뇌졸중이 찾아와도 경미하게 온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집 주변에 큰 병원 없이 시골에 사시는 어르신들도 보건소를 꼬박꼬박 찾으시면서 혈압관리를 열심히 하신다. 또 환자가 여러 매체를 통해 뇌졸중 발생과 예방에 대해 스스로 공부하기 때문에 전체 뇌졸중 환자 중 중(重)한 뇌졸중 비율이 이전에 비해 확연하게 감소한 추세”라고 설명했다.

뇌졸중의 재발률이 줄었고, 그 증상도 경미한 경우가 많다고 하나 아직까지 뇌졸중은 일반인들에게 두려운 존재다. 뇌졸중으로 장애가 남는 경우 개인의 삶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환자 가족의 경제적, 정신적 고통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의료진도 이 같은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24시간 응급실을 지키는 일을 마다하지 않고, 환자 한 명을 살리는 게 아니라 그 가족 구성원 전체를 살리는 것이라고 생각 한다”고 말했다.

뇌졸중의 위험신호는 신체 한쪽에서 나타난 부분적인 마비증상과 두통이다. 이 교수는 뇌졸중으로 인한 증상인지, 다른 질환 때문인지 구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손발 양쪽이 저리다면서 뇌졸중을 의심하고 외래를 찾는 환자가 많다. 그러나 뇌졸중은 신체 한쪽으로 국한되어 증상이 나타난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전조증상으로 나타나는 두통 역시 환자들이 평소에는 느껴보지 못한 두통이다. 이를 두고 우리는 흔히 벼락 두통이라고 부르는데, 뇌졸중으로 인한 두통은 벼락을 맞은 것처럼 ‘악’ 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뇌졸중을 앓은 적이 있다면 편두통이라는 지레짐작보다는 재발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병원을 즉시 찾아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뇌졸중의 절반 가까이가 어떠한 장애도 남지 않고 완치하는 경우다. 그러나 치료받고 금세 나았다고 해서 증상을 가볍게 보거나 다시는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잘못된 생활습관을 바로잡지 않으면 큰 후폭풍이 찾아올 수 있다. 환자의 3분의 1이 5년 안에 재발한다는 연구보고는 경각심을 갖게 한다. 금주와 금연은 물론이고 뇌에 자극을 주는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엄격한 혈압관리는 필수”라고 조언했다.

김단비 기자 kubee08@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