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새 이사에 이인호 교수 추천 논란… 방통위 野측 위원들 반발

입력 2014-09-02 03:27

최근 갑작스럽게 사의를 표명한 이길영(73) KBS 이사회 이사장 후임 이사로 이인호(78·여·사진) 서울대 명예교수가 추천돼 논란이 일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일 최성준 위원장 주재로 비공개 전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KBS 보궐이사 추천에 관한 건’을 의결했다. 야당 측인 김재홍·고삼석 상임위원이 반대 입장을 밝히며 퇴장한 가운데 최 위원장을 포함한 여당 측 위원 3명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방통위 추천을 받은 이 후보자는 대통령의 임명 절차를 거쳐 이사회의 구성원이 된다. 이사장은 이사들의 호선으로 선임되는데 여당 추천 7명, 야당 추천 4명으로 구성된 현 KBS 이사회 구조에서 이 후보자가 이사장으로 뽑힐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김·고 위원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이 후보자가 광복 전후 현대사 문제에 대해 특정 보수진영의 편향된 역사관을 공유하고 대변하는 활동을 했다”며 “공영방송의 이사장 후보로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KBS 노동조합과 전국언론노조KBS본부(새노조)도 최근 성명을 내고 이 후보의 임명에 반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새노조는 “이 후보는 문창극 전 총리 후보자의 검증과정 중 논란이 된 문제 발언에 대해 ‘감동적이었다’고 하는 등 KBS 구성원과 정반대의 상황 인식과 역사관을 가졌다”며 “전형적인 청와대 낙하산 인사”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자는 서울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서양사 박사 학위를 받은 원로 여성 역사학자다. 미국 럿거스대 조교수, 고려대 사학과 교수 등을 지냈고 여성 최초로 대사를 역임했다. 현재 아산정책연구원 이사장, 카이스트 석좌교수 등을 맡고 있다. 이 후보자가 임명되면 임기는 전임자의 잔임 기간인 내년 8월 31일까지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