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70년 만에 외국 군사개입… 쿠르드자치정부 무기 지원

입력 2014-09-02 03:11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국외 군사개입에 나서지 않던 독일이 70년 만에 금기를 깨고 ‘이슬람국가(IS)’에 맞서고 있는 쿠르드자치정부(KRG)에 무기를 제공하기로 31일(현지시간) 결정했다.

이번 무기 지원은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주재한 장관회의에서 결정됐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독일 국방장관과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외무장관은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무기 지원 배경을 설명했다. 폰데어라이엔 장관은 “이라크 상황이 몹시 위태롭다”고 강조했고 슈타인마이어 장관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현 상황에서는 옳은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독일이 KRG에 지원하는 무기는 장거리 대전차 미사일 30개, 대전차화기 팬저파우스트(PZF)-Ⅲ 200개, G36 공격용 소총과 G3 소총 각각 8000정, 기관총 40정, 보병용 장갑차 5대 등으로 총 7000만 유로(약 935억원) 규모다. 이 밖에 보호장비·헬멧, 무전기, 야간식별장치, 지뢰탐지기 등도 지원하고 50만 유로(6억6000만원)를 인도적 지원금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무기는 3차례에 걸쳐 나눠서 제공되며 1차분은 이달 말까지 인도된다.

이라크 정부군이 31일 IS에 의해 포위·고립돼 있던 살라헤딘주 아메를리 진입에 성공한 가운데 미군은 이 일대와 북부 모술댐 인근에 대한 지원 공습을 이어갔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아메를리 공습은 미군이 과거 미국의 이라크 점령 기간 동안 반목했던 시아파 무장세력과 군사행동에 보조를 맞춘 첫 사례라는 점에서 향후 시아파 중동과의 관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정건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