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유럽 4개국(폴란드 헝가리 체코 슬로바키아) 협의체인 비셰그라드(Visegrad·헝가리의 도시 이름) 그룹의 유럽 내 위상이 커지고 있다. 이들 4개국은 아시아와의 교역을 늘리고 있어 한·중·일 3국의 진출 경쟁도 치열하다.
1991년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을 목표로 창설된 비셰그라드 그룹은 목표 달성 이후에도 상호 협력을 위한 조직으로 유지되고 있다. 회원국들은 구 소련 붕괴 후 시장경제 체제로 전환한 뒤 눈부신 성장세를 보였다. 유럽 중심부에 위치한 지리적 조건, 우수한 노동력에 비해 낮은 임금 수준, 정치적 안정성 등의 이점을 잘 활용한 결과다.
1995년 이후 비셰그라드 그룹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3.4%로 EU 평균(1.6%)을 상회하며, EU 내 국내총생산(GDP) 비중도 95년 3.3%에서 지난해 4.5%로 커졌다. 2018년에는 5.4%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코트라와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시장으로서 매력이 커진 비셰그라드 그룹은 아시아와 교역을 확대하는 ‘동방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한·중·일의 관심을 모은다.
일본은 비셰그라드 그룹을 동·서유럽 진출의 거점으로 삼아 전자 금융 유통 등 다양한 산업에 아시아 최대 규모로 투자하고 있다. 중국은 후발주자이지만 강력한 진출 의지를 보이며 현지 인프라 건설에 대대적으로 투자 중이다. 이에 비해 한국은 자동차와 제조업 진출에 치우쳐 있고 정부 간 교류도 아직 활발하지 못한 편이다.
코트라 바르샤바무역관 박민 과장은 “되살아나는 유럽시장으로의 진출 확대를 위해선 비셰그라드 지역에 교두보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기업 간 다각적인 협력 채널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월드 이슈] 우수한 노동력·정치적 안정… 중부유럽 비셰그라드 그룹 뜬다
입력 2014-09-02 03: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