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규제 완화 한 달] 주택가격 12개월째 오름세… 건설경기지수도 4년8개월 새 최고치

입력 2014-09-01 03:04
부동산 시장에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고 있다. 주택가격이 오르고 매매가 늘어나는 등 여러 지표에서 개선 분위기가 뚜렷하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한 새 경제팀의 규제완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한국감정원은 8월 전국의 주택가격이 지난달에 비해 0.09% 오르며 12개월 연속 오름세가 이어졌다고 31일 밝혔다. 지난 3월의 0.23% 이후 가장 높은 월별 상승률이다.

특히 수도권의 주택가격이 0.08% 오르면서 최근 4개월 연속 하락 후 상승세로 전환했다. 감정원은 “정부의 대출규제 완화로 집을 사겠다는 문의가 증가하는 등 심리가 개선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은 강북보다 강남의 주택가격 상승률이 컸다. 강동구(0.47%) 강남구(0.39%) 영등포구(0.16%) 등에서 집값이 올랐다. 지방도 지난달에 비해 0.10% 주택 가격이 상승했다.

주택 유형별로는 아파트가격 상승이 두드러졌다. 아파트는 0.15%, 단독주택은 0.03% 오른 반면 연립주택은 0.01% 하락했다. 전세가격도 8월 전국적으로 0.17% 오르면서 상승세가 이어졌다. 지방(0.09%)에 비해 수도권(0.25%)의 상승폭이 컸다. 전국 아파트의 매매가 대비 전세가격 비율은 69.9%로 70%에 육박했다.

주택 거래량도 증가하는 추세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의 7월과 8월(29일 현재) 거래량은 모두 1만2673건으로 이전 4년간 평균(5984건)의 2.12배를 기록했다. 2009년 1만7348건 이후 5년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주택 경매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법원경매 전문회사 지지옥션에 따르면 8월(26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의 경매 낙찰가율은 평균 86.9%로 2009년 9월(90.0%)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택시장에 온기가 돌면서 건설기업의 체감경기도 회복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8월 건설기업경기실사지수(CBSI)가 지난달보다 2.5포인트 상승한 80.2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4년8개월 만에 최고치다. 중견 건설업체는 7.5포인트 상승한 75.8을, 중소업체는 8.7포인트 오른 62.5를 기록했다. 대형 업체만 92.3으로 지난달보다 7.7포인트 하락했다. 연구원은 “새 경제팀의 대출 규제, 재건축 규제 완화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등이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건설수주 물량이 늘면 오르는 건설업 평균 임금도 하반기에는 상반기 대비 3.41% 오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