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금수원 뒷산에… 숱한 의문과 함께 묻혀

입력 2014-09-01 00:11 수정 2014-09-01 03:25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숱한 의혹을 남긴 채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총본산인 금수원 뒷산에 묻혔다.

검·경의 추적을 피해 도피하다 숨진 채 발견된 유 전 회장의 장례식이 치러진 31일 경기도 안성 보개면 상삼리의 금수원에는 아침 일찍부터 조문 복장을 갖춘 구원파 신도들이 몰려들었다.

경찰에 따르면 금수원에는 장례 첫날인 전날 신도 2000여명이 조문을 와 금수원에서 숙식을 해결한 데 이어 추가로 2000여명이 찾았다. 금수원 입구 38번 국도는 오전 7시쯤부터 정체를 빚었다. 장례식은 오전 9시부터 11시30분까지 2시간30분가량 대강당에서 진행됐다.

구원파 측은 유 전 회장의 장인이자 구원파 창시자인 권신찬 목사의 묘가 있는 청량산을 유 전 회장의 장지로 결정했다.

유 전 회장의 장남 대균(44)씨 등은 장례식이 끝난 후 인천구치소에 재수감됐다. 지난 29일 일시 석방됐다가 재수감된 피고인은 대균씨를 비롯해 유 전 회장의 부인 권윤자(71)씨, 동생 병호(61)씨, 처남 권오균(64) 트라이곤코리아 대표 등 4명이다.

구속집행정지 기간에 이들이 머물 수 있는 곳은 주거지와 유 전 회장의 장례식장으로 제한됐다. 검찰과 경찰은 보호감독인력 90여명을 투입해 구속집행정지 기간 내내 이들을 밀착 감시했다.

구원파 측은 헬기나 헬리캠을 이용한 항공 촬영에 대해 법적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금수원에 대한 취재진의 접근을 허용하지 않았다. 유족과 신도, 초청된 유 전 회장의 일부 지인 이외에 일반인은 출입을 막았다.

유 전 회장 장례식은 끝났지만 아직 발견되지 않은 1번 가방의 소재 등은 영구 미제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 재산 환수도 제대로 이뤄질지 의문이다.

추경호 국무조정실장은 “(세월호 참사 수습에 든) 약 6000억원의 비용은 가해자인 청해진해운과 유병언 일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금까지 정부가 가압류한 유 전 회장 일가의 재산은 500억원 정도다. 형사처벌을 전제로 추징 보전한 1224억원을 합해도 2000억원이 채 되지 않는다.

안성=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