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에 덮친 메뚜기떼, 알고보니 풀무치

입력 2014-09-01 03:09
31일 풀무치들이 전남 해남의 한 논바닥을 기어다니고 있다. 살충제가 집중적으로 살포돼 개체수가 90%가량 줄어든 상태지만 여전히 많은 풀무치들이 눈에 띈다. 연합뉴스

전남 해남의 농경지를 새카맣게 뒤덮은 곤충떼 퇴치를 위한 방제 작업이 3일째 진행 중이다.

이 곤충은 애초 메뚜기류로 추정됐으나 농촌진흥청 확인 결과 풀무치류인 것으로 밝혀졌다. 주 피해장소인 친환경 간척 농지에는 친환경 제제로, 다른 피해 논과 도로, 인접 농지에는 일반 살충제를 사용하고 있다. 지난달 27∼28일 사이 해남군 산이면 덕호마을 일대 논 5㏊와 친환경 간척농지 20㏊에서 수십억 마리로 추정되는 0.5∼4㎝ 길이의 풀무치류가 나타나 벼와 기장 잎 갉아먹기 시작했다.

성충인 수컷 풀무치의 길이는 약 4.5cm, 암컷은 6∼6.5cm로 주로 7∼11월에 많이 볼 수 있으며 갈대 등 벼과 식물을 먹이로 삼는다. 황충(蝗蟲)이라 불리는 풀무치의 몸빛깔은 주로 녹색이지만 검은색이나 갈색인 경우도 있다. 전남도는 “발생 지역과 인근 60ha를 대상으로 유기농 단지는 친환경 약제로, 일반농지와 수로 등에는 화학농약으로 4차례 방역을 펼쳐 90% 이상 방제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처음 목격된 곤충 개체 수에 비해 사체로 발견된 수가 적은 점으로 볼때 곤충들이 다른 곳으로 흩어졌을 가능성도 있다.

개체수가 급증한 원인은 불분명하다. 친환경 농약 사용으로 해충을 제때 박멸하지 못한 것이 원이이 아니냐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해남군은 “친환경 살충제는 사용후 2∼3일이 지나야 본격적인 효과가 나타난다”며 “풀무치떼가 90%이상 사라지는 효과를 거둔만큼 계속 친환경 제제를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