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사물인터넷 도입 魚物부터…” 스마트해진 어장 폐사율 0

입력 2014-09-01 03:50
장어 양식에 사물인터넷(IoT) 기반 관리시스템을 도입한 전북 고창군 부안면 삼양수산 직원들이 지난 29일 IoT로 키운 장어를 들어 보이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전라북도 고창군 부안면 상포마을에 있는 삼양수산에서 키우는 장어는 생존율 100%를 자랑한다. 장어는 양식하기가 매우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온도, 물의 산성도, 산소 농도 등에 예민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사람이 걸을 때 생기는 진동에도 장어들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삼양수산에서는 한 해 60만 마리가량의 장어를 키우는데, 이전에는 매년 5∼10% 정도가 관리 부주의로 폐사했다. 하지만 올해 3월부터 ‘사물인터넷(IoT) 기반 양식장 관리시스템’을 시범 도입한 이후에는 이런 걱정이 사라졌다.

지난 29일 찾은 삼양수산의 양식장 수조에는 이 시스템이 설치돼 있었다. 수온, 용존산소량, 물의 산성도 등이 센서를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되고, 취합된 정보는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인 스마트 유틸리티 네트워크(SUN)를 통해 게이트웨이로 전송된다. SUN은 900㎒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기 때문에 반경 1㎞가량의 범위 내에서 안정적으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 게이트웨이로 모인 정보는 LTE 통신망을 통해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SK텔레콤의 모비우스(Mobius) 서버로 전송된다. 서버는 데이터를 분석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확인할 수 있도록 전송한다. 양식장 관리자들은 스마트폰에서 수조의 상태를 24시간 관찰할 수 있다.

이전에는 사람이 일일이 수조를 돌아다니며 상태를 점검해야 했던 걸 자동으로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수치를 정확하게 체크할 수 있기 때문에 같은 수조에서 더 많은 장어를 한꺼번에 키울 수도 있다. 정준호(44) 삼양수산 사장은 “야간에 따로 관리하는 인력이 필요 없어서 예전의 절반 이하인 3명이면 충분히 관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외출을 하고 있어도 수조가 어떤 상태인지 스마트폰에서 볼 수 있어 심적인 부담이 없어졌다”고 자랑했다.

이곳에 적용된 사물인터넷(IoT) 기반 양식장 관리 시스템은 SK텔레콤이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기업 비디와 손잡고 만든 것이다. SK텔레콤은 1일부터 시스템 검증을 위한 시범서비스를 시작한다. 내년 상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1차로 전국 450여개 장어 양식장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거칠 예정이다. 또 쏘가리 연어 메기 등 다른 어종으로 대상을 확대하고 내년 하반기에는 농업 축산업에도 이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빅데이터와 IoT 관리 기법을 접목해 지능형 스마트팜 시스템으로 발전시킨다는 목표다. 최진성 SK텔레콤 ICT 기술원장은 “ICT 기술이 전통산업과 만나면 생산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경쟁력 있는 미래 산업으로 업그레이드될 수 있을 것”이라며 “SK텔레콤은 ICT노믹스 구현을 위해 전통산업의 스마트화를 지원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창=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