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는 샤머니즘적 우상 숭배 추모예배 통해 조상 공경 가능

입력 2014-09-01 03:24
“우리나라 전통의 효(孝) 문화에 따라 부모 공경을 충실히 해야 하지만 제사 등의 우상숭배 요소와 무분별한 가족주의를 강조하는 풍습은 경계해야 한다.”

기독교 효학회(회장 최성규 목사)가 지난 28일 경기도 부천 서울신대 100주년기념관에서 개최한 제2회 학술세미나 ‘한국사회와 기독교 효’에서 발제자들은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기독교의 효와 제사와 추도예배’라는 주제로 발제한 안양대 이은선 교수는 “십계명에 ‘네 부모를 공경하라’고 명시돼 있듯 기독교는 부모에 대한 효를 강조해 왔다”며 “예수님이 오신 후 효의 계명이 혈연적 가족을 넘어 하나님을 아버지로 모시는 신앙적 가족관계로 확산됐지만 기본적으로 부모에 대한 효를 강조하는 것이 약해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1890년대 한국 초기 선교사들은 귀신숭배, 우상숭배, 제사를 금하고 부모를 생전에 봉양해 효도할 것을 강조했다”며 “이는 제사가 사후 부모에 대한 도리를 다하는 것이라 생각하는 한국의 효 문화와 기독교 사이에 극심한 충돌을 유발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제사는 샤머니즘의 영향으로 복을 비는 성격이 강하다”며 “기독교의 기복신앙도 비판받는 상황에서 제사를 허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다만 조상을 기리고, 가족공동체를 유지하는 등 제사의 예식이 아닌 미풍양속의 정신을 지키는 것은 필요한 일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교회는 성도들이 추모예배를 통해 건전한 신앙과 조상을 공경하는 마음을 함께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가족의 일부가 신앙이 없을 때에는 추모예배와 제사를 병행하는 단계를 거치게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성서에 비춰본 효 사상’에 대해 발표한 한신대 이영재 교수는 “기독교의 가치관은 한국의 충효사상이 강조한 효와는 구별된다”며 “기독교는 하나님을 믿는지 여부가 효의 기준점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세상의 효는 개인보다 가족을 중시하는 가부장적인 가족주의를 강화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성경적으로 보면 인간이 선악과를 먹고 이기주의가 발달했고, 그것이 가족주의로 확산됐으며, 민족주의 내지 국가주의로 귀결돼 결국 하나님으로부터 ‘죄악의 도성’으로 심판받은 로마제국이 탄생됐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크리스천은 아브라함과 이삭, 야곱과 요셉과 같이 성경에 나온 하나님 중심의 가족관계에 주목해야 한다”며 “가족의 주권을 하나님께 두고, 하나님을 참 아버지로 고백할 때 육신의 부모와 자녀로부터 받는 상처가 치유되고 가정이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