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퇴행성 무릎관절염’ 낙담 마세요

입력 2014-09-01 03:50
무릎관절 반사운동 검사 광경. 무릎관절의 연골손상으로 퇴행성 변화가 오기 시작하면 관절운동이 제한을 받게 돼 제대로 걷지 못하고, 통증도 심해진다. 국민일보DB
무릎관절 모형. 국민일보DB
사단법인 대한노인회는 무릎 퇴행성관절염으로 고생하고 있지만, 경제적 사정이 어려워 치료를 받지 못하는 저소득층 노인들을 돕기 위해 '인공관절 수술 후원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고 31일 밝혔다. 이 단체가 인공관절 수술 후원 캠페인에 나선 이유는 최근 들어 고령인구가 급증하면서 퇴행성관절염을 앓는 노인들이 덩달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인회 측은 인공관절 치환수술이란 완치 수단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경제적 형편 때문에 이 수술을 받지 못하고 누워 지내는 불우 노인 환자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우편과 이메일 외에 전화로도 접수=대한노인회는 1969년에 설립된 단체로 현재 회원수가 300만여 명에 이른다. 노인자원봉사지원센터 운영, 노인생활 소식지 발간사업, 노인취업 지원본부 운영 등 노인들의 복지증진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사업들을 펼치고 있다.

대한노인회 보건의료사업단 나병기 단장은 “무릎 퇴행성관절염을 앓고 있지만, 수술비를 감당하기가 어려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며 “이번 캠페인을 통해 많은 저소득층 노인 환자들이 인공관절 치환수술을 받아 건강하고 행복한 제2의 노년을 보낼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후원 대상은 인공관절 수술을 받을 형편이 안 되는 불우 무릎 퇴행성관절염 말기 환자다. 노인회로부터 수술비를 지원받고 싶은 노인들은 대한노인회 보건의료사업단에 현재 자신이 겪고 있는 증상과 사연을 전하면 된다. 후원 신청은 전화(1661-6595)와 우편(서울시 서초구 방배로 43), 또는 이메일(ok6595@naver.com)로도 가능하다. 노인회는 본인이 아니더라도, 가족이나 담당 사회복지사가 대신 신청하는 경우도 허용해주기로 했다. 이 캠페인은 내년 4월까지 계속된다.

◇50대 이상 장·노년층의 80%가 겪는 성인병=무릎 퇴행성관절염은 50대 이상 장·노년층의 80%가 앓을 정도로 흔한 성인병이다. 남성보다는 여성의 발생률이 배 이상 높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무릎 대퇴부 근력이 약하고, 장시간 쪼그려 앉은 자세로 집안일을 수행하는 경우가 많아 무릎 연골이 손상되기 쉬운 까닭이다.

무릎 퇴행성관절염은 치료시기가 늦어질수록, 연골 손상이 점점 더 심해져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게 된다. 연골이 거의 다 닳아 뼈와 뼈가 부대끼는 말기 상태에 이르게 되면, 잠을 잘 수가 없을 정도로 통증이 심하고 걷기가 어려워지며, 다리도 ‘O자형’으로 휜다.

인공관절 치환수술은 바로 이런 말기 퇴행성관절염 환자들의 재활에 꼭 필요한 치료법이다. 무릎관절 연골이 닳고 만성 염증이 생겨 못쓰게 된 자기 관절 대신 인공관절을 이식하는 수술이 인공관절 치환수술이다.

◇한쪽 무릎 수술비만 250만∼300만원대=문제는 수술비 부담이 만만치 않아 형편이 어려운 저소득층 노인들에겐 인공관절 치환수술이 ‘그림의 떡’과 같은 수술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 건강보험 가입자라도 한쪽 무릎 본인부담금이 약 250∼300만원에 이르기 때문이다.

퇴행성관절염의 특성 상, 양쪽 무릎관절을 모두 인공관절로 바꿀 경우 수술비만 줄잡아 500∼600만원이 든다는 얘기다. 그 뿐이 아니다. 수술 후 약 2∼3주간 재활치료를 받아야 하고, 간병인을 따로 써야 할 수도 있어 비용 부담은 더 늘어날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만약 건강보험급여 혜택을 받지 않을 경우 재활훈련비 교통비 간병인료 등을 합쳐 인공관절 치환수술에 따른 본인 부담금이 1000만원 이상으로 껑충 뛰어오를 것이라고 전했다.

경제적으로 여력이 되는 노인들은 인공관절 치환수술을 통해 통증을 줄이고 무릎 기능을 회복시켜 편한 노후를 보낼 수 있지만 생업에 바쁜 저소득층의 노인들은 비용 부담 때문에 수술을 주저하게 되는 이유다.

나 단장은 “자체 조사결과 말기 무릎 퇴행성관절염으로 거동이 힘든 노인들 중 약 80%가 비용부담 때문에 인공관절 치환수술을 제때 못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연중 인공관절 수술비 지원 사업을 통해 가능한 한 많은 불우 노인 환자들이 무릎건강을 되찾게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