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시] 동전 한 닢

입력 2014-08-30 03:17

허형만(1945∼ )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

길바닥에 버려진 동전 한 닢

조심스럽게 주워 들었습니다.

흙 속에 묻혀 삭아들지 않고

발바닥에 밟혀 누그러들지 않고

차 바퀴에 깔려 오그라들지 않고

길바닥에 버려진

동전 한 닢

정성껏 닦고 닦아 빛을 냈습니다.



따스한 손바닥에 꼬옥 쥐고

밟히고 깔려 멍이 들었을

아픔을 감싸 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