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화해 기회 놓쳤다”… 與 내부서도 정부 대응 비판

입력 2014-08-30 04:06
북한이 인천아시안게임에 응원단을 보내지 않겠다고 밝히자 여당 내부에서도 우리 정부의 협상 태도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유연하게 대응하지 못해 남북 평화 분위기 조성의 좋은 기회를 잃은 것 아니냐는 게 비판의 핵심이었다. 인천아시안게임의 개막일(9월 19일)까지 아직 시간이 있는 만큼 북한을 더 설득해 응원단 방문을 성사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됐다.

여야는 북한 응원단 남한 방문 무산과 관련해 한목소리로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하지만 온도차는 확연했다. 새누리당은 북한 응원단이 방문하지 않더라도 인천아시안게임을 차질 없이 치를 수 있도록 철저한 준비를 당부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우리 정부에 북한 응원단 파견 문제를 다시 논의할 것을 촉구했다.

새누리당의 공식 입장과 달리 당 내부에서는 우리 정부가 보다 전향적으로 협상에 나섰어야 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하태경 의원은 29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남북 평화 모드를 조성할 불씨를 잃은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유연하게 대응하지 못한 점은 없었는지 성찰해봐야 한다"고도 했다.

수도권 한 의원은 "북한 응원단 방문과 관련한 남북 간 협상 진행 상황을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지만 우리 정부가 너무 소극적으로 협상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지우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우리 정부의 협상 방식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이미 피력했다. 김무성 대표는 지난 20일 관훈토론회에서 남북 실무접촉이 결렬된 것과 관련해 "우리 정부가 쩨쩨하게 놀았기 때문에 협상이 결렬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통 크게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이 올 수 있도록 지원해줘야 한다"면서 "그게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희망을 버리지 않는 의원도 적지 않았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새누리당 유기준 의원은 "아직 시간이 있기 때문에 북한의 결정을 되돌리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새정치연합은 우리 정부가 즉각 실무 재협상에 나서서 북한의 입장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정애 대변인은 "남북 모두 한 발짝 물러나 전향적인 입장에서 북한 응원단 파견 문제가 재논의되기 바란다"면서 "정부는 북한 응원단 파견 문제가 해결되도록 노력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회 국제경기대회지원특별위원장인 새정치연합 박주선 의원은 "응원단 방문이 무산된 것은 정부의 기싸움식 대화 방법 탓"이라고 비판했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