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비의 진실] 사립 19만5100원 VS 국공립 8300원

입력 2014-08-30 03:37
유치원생을 둔 학부모 대다수는 국공립 유치원을 선호한다. 사립과 비교해 교육의 질이 떨어지지 않고 가격은 수십배 저렴해서다. 이런 국공립 유치원은 경쟁률이 100대 1에 달하기도 해 학부모들은 대학입시보다 어렵다거나 ‘로또 추첨’이라며 푸념한다. 더구나 유치원 수요가 많은 서울 등 대도시일수록 국공립 비중이 낮은 기형적 구조다.

국공립과 사립 유치원의 학부모 부담금 격차는 올해 더욱 벌어졌다. 저렴한 국공립은 더욱 싸졌고 비싼 사립은 더욱 비싸졌다. 사립에 보내는 학부모는 국공립보다 무려 23.4배나 많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정부가 누리과정 지원금 등 막대한 예산을 퍼붓고 사립 유치원 비용을 통제한다지만 학부모들이 실질적으로 체감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교육부는 29일 전국 유치원 8692곳의 정보를 ‘유치원 알리미’ 사이트에 공시했다. 유치원비 현황, 2013학년도 회계결산서, 유치원 규칙, 위반 내용 등이 담겼다.

국공립 학부모 부담금은 월평균 8314원으로 지난해보다 2705원 감소한 반면 사립은 19만5078원으로 2693원 증가했다. 사립이 23.4배나 비쌌다. 지난해 월평균 18만1366원이던 국공립과 사립의 비용 차이는 올해 18만6764원으로 더 벌어졌다. 사립이 국공립보다 연간 평균 224만원 더 든다. 그러나 원생 1인당 교육비는 국공립 66만910원, 사립 53만6367원으로 국공립 유치원생들에게 평균 12만4543원 더 많이 투자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부모 부담금은 교육과정 교육비와 방과후과정 교육비 등 두 가지 항목으로 구성된다. 국공립 교육과정비는 지난해 5250원에서 4115원, 방과후과정비는 5769원에서 4199원으로 감소했다. 사립 교육과정비는 지난해 14만7517원에서 올해 15만3590원으로 6073원 증가했으나 방과후과정비는 4만4868원에서 4만1488원으로 3380원 감소했다.

전국에서 가장 비싼 유치원은 서울 성북구 우촌유치원으로 월 78만833원이 든다. 서울 은평구 예일유치원(71만8833원), 서울 송파구 올림픽유치원(60만6144원)이 뒤를 이었다. ‘톱10’ 중에는 서울이 9곳 경기도가 1곳(경기도 오산시 예인유치원)이다.

학부모 부담금은 지역별로 격차가 상당했다. 가장 높은 지역은 서울로 월 29만4363원(만 5세 기준)이 들었다. 연간으로 따지면 353만2356원이다. 이어 인천(23만5881원) 경기(21만1747원) 대전(20만8647원) 순으로 비용이 높았다. 부산·대구는 각각 14만9867원과 15만7081원으로 서울의 절반 수준이었다. 가장 싼 지역은 강원으로 9만2430원에 불과했다.

대도시일수록 국공립 유치원이 오히려 적었다. 전국 국공립 유치원은 4565곳, 사립은 4127곳이다. 얼핏 5대 5로 보이지만 착시 효과다. 서울(국공립 184곳, 사립 694곳) 부산(76곳, 314곳) 인천(153곳, 249곳) 대구(125곳, 248곳)는 사립이 훨씬 많지만 강원(277곳, 106곳) 전남(411곳, 112곳) 등은 국공립이 월등히 많다.

세종=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