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고등학교 교련(군사훈련) 시간에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제도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24일 후난성 룽산현의 한 고교에서는 교관과 교사·학생 사이에 집단 난투극이 벌어져 42명이 부상을 당해 27명이 병원 치료를 받았다. 만취 상태의 교관이 여학생을 체벌한 게 발단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허난성에서 군사훈련을 마친 남학생이 식당에서 쓰러져 사망하자 ‘가혹행위에 의한 의문사’라는 주장이 온라인에서 퍼지고 있다. 26일 시안의 고교에서는 한 남학생이 군사훈련 도중 기절해 숨지기도 했다. 앞서 지난 19일 랴오닝성의 한 고교에서는 여학생이 교련 시간에 공개적으로 혼이 난 뒤 자살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잇따른 사고에 양위쥔 국방부 대변인은 “군 기관이 이미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고 교련 교사의 양성과 관리를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고 신경보가 29일 보도했다. 중국에서는 현재 고교생의 경우 7∼14일, 대학생은 2∼3주간의 군사교육을 받고 있다. 제식 훈련과 간단한 실탄사격을 포함한 전투훈련과 군사사상, 군사과학기술, 구급법 등의 이론수업으로 진행된다.
전문가들은 교련이 시대에 뒤떨어진 제도라고 비판한다. 21세기교육연구소의 슝빙치 부국장은 “교련은 이름뿐이고 학생들에게 순종만 요구하고 있다”며 “현재 상황에서는 불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교육전문가 인젠리는 “교관들의 자질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앞으로 교련은 재앙으로 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이번 기회에 제도 자체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제도를 없애기보다는 훈련의 내실화를 위한 개혁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도 많다. 베이징대 법학원 순둥둥 교수는 “제식 훈련과 같은 과목은 평상시 체육 과목으로 조정하고 교련 수업에서는 21세기 국방 이념 및 현대 국방과학 지식을 보급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학생들이 현대 군사 과학 기술에 흥미를 갖도록 돕고 학생들의 국방 의식과 안보 의식을 기르는 데 중점을 두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월드 화제] 중국 교련시간 잇단 사고
입력 2014-08-30 03: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