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만나 꼬리내린 이시바

입력 2014-08-30 03:47
‘포스트 아베’로 불리던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자민당 간사장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의 회담 직후 다음달 3일 단행될 개각에서 아베 총리의 입각 요청이 있으면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29일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시바 간사장은 총리 관저에서 1시간20여분간 진행된 아베 총리와의 오찬 회담이 끝나고 기자들에게 “(자민당) 조직원으로서 총리 결정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아베 총리와) 함께 정권을 탈환하고 1년8개월 동안 정권을 운영해왔으며 앞으로도 전력을 다해 아베 총리를 돕겠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아베 총리로부터 어떤 자리를 제의받았는지에 대해서는 “다음달 3일까지는 이야기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발언으로 미루어볼 때 이시바 간사장이 지방창생담당상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산케이신문은 보도했다.

회담에 앞서 마이니치신문 등은 아베 총리가 이시바 간사장에게 이번 개각에서 주요 포스트로 신설되는 지방창생담당상 등을 제안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시바 간사장은 그동안 아베 총리가 안보법제담당상 입각을 타진한 데 대해 총리와 안보정책에 대한 견해가 다르다는 이유로 고사하고 간사장 유임을 희망해 왔다. 아사히신문은 이시바 간사장이 아베 총리와의 대립이 두드러져 정권의 기반이 흔들리면 혼란을 가져온 장본인으로 지목돼 고립될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에 입각을 결정했다고 분석했다.

내년 9월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아베 총리의 강력한 라이벌로 평가받던 이시바 간사장이 내각에 들어갈 경우 아베 총리의 장기 집권 계획에도 ‘파란불’이 켜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