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 당국자들이 미 군용기를 타고 이달 중순 북한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워싱턴의 소식통들에 따르면 미국 당국자들은 한·미 연합군사훈련 을지프리덤가디언(UFG)연습 이틀 전인 지난 16일 군용기로 평양을 방문했다가 17일 새벽에 돌아왔다. 관련 소식은 1주일 전쯤부터 현지에서 돌기 시작했다.
다만 한·미 당국은 공식적으로는 관련 사실을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은 29일 기자들과 만나 "방북설은 '확인할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우리 측 외교·국방 분야 고위 관계자들도 "처음 듣는 이야기"라며 아는 바 없다는 입장이다. 젠 사키 미 국무부 대변인도 28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방북설은 알지 못하며 확인해줄 것도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이 사실을 강하게 부인하지 않은 것 자체가 방북을 확인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특히 군용기가 방북하려면 우리 영공을 지나야 해 미국이 우리한테는 관련 내용을 통보했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이 사전에 내용을 통보했다면 비밀유지 요청 때문에 함구하고 있을 수 있다.
방북 시 북한에 억류된 케네스 배 등 3명의 미국인 송환 문제를 논의했거나 미군 유해 송환 작업 등이 거론됐을 것으로 보인다. 인도적 차원에서 배씨 등의 가족 면회가 이뤄졌을 개연성도 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자국인을 데려오는 이벤트를 노렸을 것이란 관측도 있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선거를 앞두고 괜히 북한 문제로 긁어 부스럼을 만들 이유가 없다는 정반대 시각도 있다.
핵이나 미사일 문제도 거론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이 극렬하게 반대하는 UFG연습 실시를 불과 이틀 앞두고 미군기의 방북을 허용한 것이면 북·미 간에 상당히 중요하거나 긴박한 문제가 논의됐지 않았겠느냐는 추정도 가능하다. 그러나 UFG연습 기간 중 북한의 대미 비난 공세가 아주 거칠었다는 점에서 방북 이후 별 성과가 없었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이런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의 친구로 알려진 미국 유명 래퍼 프라스 미셸(41)이 평양에서 19년 만에 열리는 국제프로레슬링대회(30∼31일)를 관전하기 위해 이날 방북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미셸은 1990년대 인기 있었던 혼성 3인조 힙합그룹 푸지스(Fugees) 멤버다. 미셸의 방북은 미국 프로농구(NBA) 스타였던 데니스 로드먼이 방북한 지 6개월 만이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美군용기 UFG 직전 방북설 나도는데…한·미 당국선 “모른다” 일축
입력 2014-08-30 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