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시안게임 D-18] 인천아시안게임 메달엔 어떤 비밀이 숨어 있을까?

입력 2014-09-01 03:06

인천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선수들의 꿈은 금메달을 깨무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도 진짜 금메달을 깨물 순 없다. 금으로 금메달을 만들지 않기 때문이다.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은 표면에 금 도금을 해서 만들었다. 올림픽에서도 순금 메달은 1912년 스톡홀름하계대회를 마지막으로 사라졌다. 인천아시안게임의 메달엔 어떤 비밀이 숨어 있을까?

지름 60㎜, 무게 160g, 가장자리 두께 6㎜, 가운데 두께 9㎜, 구리 90%와 아연 10%. 인천아시안게임 메달 규격이다. 인천아시안게임 메달은 모두 3442개로 금 1108개, 은 1108개, 동 1225개다. 동메달이 금메달, 은메달보다 많은 이유는 배드민턴, 복싱 등 13개 종목에 공동 3위가 있기 때문이다.  

인천아시안게임 메달은 기존 메달과 달리 입체적이다. 앞은 볼록하게 나와 있고, 뒤는 가운데가 살짝 들어가 있다. 이 때문에 메달 앞면에 있는 오각형의 ‘펜타포트(PENTA-PORT)’ 문양이 도드라져 보인다. 메달 디자인은 국내 최고 수준의 디자인 전문가들로부터 4차례 자문을 거쳐 확정됐다.

메달을 디자인을 주도한 이호연 인천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 디자인팀장은 31일 “펜타포트는 인천을 상징하는 하늘(Airport), 바다(Seaport), 정보(Teleport), 레저(Leisureport), 비즈니스(Businessport)를 의미한다”며 “별 모양 옆의 물결은 인천 바다의 파도를 형상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달을 뒤집어 보면 또 다른 비밀이 숨어 있다. 한글과 영어로 ‘평화의 숨결, 아시아의 미래(Diversity Shines Here)’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는 것. 국제대회 메달에 한글이 새겨진 것이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송영길 전 인천시장의 의견과 인천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의 한글 세계화 정책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이 팀장은 “메달을 디자인할 때 형태에 가장 신경을 많이 썼는데 인천의 문화예술인, 스포츠인, 언론인, 역사가 등을 인터뷰하고 조언을 구했다”며 “나중에 메달 디자인을 보여 줬더니 대부분 만족감을 표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국제대회 메달을 보면 크고 무거워지는 경향이 있다”며 “하지만 아시아의 기품을 담기 위해 인천아시안게임 메달을 심플하고 작게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2014 소치올림픽 금메달은 무게가 531g, 지름이 100㎜, 두께가 10㎜에 달한다.

조직위는 지난해 8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의 최종 승인을 얻어 경산 한국조폐공사에서 메달을 만들었다. 분실 우려 때문에 메달은 조폐공사에서 보관하고 있으며 대회 직전 인천으로 가져올 예정이다.

인천아시안게임 메달의 제작비용은 개 당 약 27만원에 불과하다. 그러나 선수들이 눈물과 땀으로 따낸 메달이 국민들에게 전해 주는 기쁨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 한국 대표팀은 90개 이상의 금메달을 따내 종합 2위를 수성하겠다는 목표로 오늘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