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韓技大는 공학계 특성화대의 모범

입력 2014-08-30 03:10
충남 천안에 있는 한국기술교육대학교가 교육부 발표 2014년 취업률 85.9%로 4년제 대학 가운데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취업 대상자 669명 중 575명이 취업했다. 이 대학의 최근 5년 평균 취업률도 82.3%로 타 대학을 압도했다. 취업률 85.9%는 교육부가 건강보험 데이터베이스를 기준으로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10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더 놀라운 것은 취업의 질이다. 올해 취업자의 59.3%가 대기업(48.2%)과 공기업 및 공공기관에 취업했다.

한기대가 경이적인 취업률을 달성하는 원동력은 차별화된 공학교육 모델에 있다. 이 대학은 이론과 실험실습을 5대 5로 균형 있게 배분해 전공 실무능력 향상에 초점을 두고 수업을 진행한다. 로봇과 자동차, 컴퓨터 등 연구 작품 제작을 졸업 요건으로 의무화해 창의적 종합설계 능력과 문제해결 능력을 배양한다. 교수진은 국내외 산업체 및 연구소에서 3년 이상 근무 경력이 있는 우수 인력만 채용한다. 교수들이 ‘교수 현장학기제’를 통해 3년마다 한 학기씩 산업현장에 파견돼 산업 트렌드와 정보를 접하고 돌아오는 것도 특징이다. 교수와 학생 모두 기업 현장과 밀접한 연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2012년부터 시작된 기업 연계형 장기 현장실습제도도 취업률 제고를 도왔다. 학생들에게 10개월간 기업체에서 현장 경험을 쌓게 하고 최대 16학점을 인정해 주는 한편 월 평균 100만원의 수당을 준다. 이 제도는 학생들의 진로 설정을 명확히 하는 데 도움을 주고, 기업은 인재 사전 검증 및 인력채용 비용을 절감토록 해 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학들은 대기업이 다양한 방면의 우수한 졸업생을 고루 채용하지 않는다고 불만이고, 대기업들은 입만 열면 대학이 쓸 만한 인재를 길러내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이런 풍토에서 더 빛나는 한기대의 성공 비결은 결국 기업이 요구하는 실용적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기르는 데 집중한 특화된 교육과정에 있다. 다른 대학교들이라고 해서 나름대로의 특성화에 성공하지 못하란 법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