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테러경보 ‘심각한 위협’으로 상향

입력 2014-08-30 04:13
영국 정부가 29일(현지시간) 자국에 대한 테러 경보를 '실질적 위협'에서 '심각한(severe) 위협'으로 전격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심각한 위협'은 5단계의 테러 경보 중 두 번째로 높은 단계의 경보로 테러리스트들이 공격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활동하는 급진 이슬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등이 서방 사회를 향한 테러를 가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같이 경보 단계를 상향한다고 발표했다. 영국 정부는 IS의 서방에 대한 안보 위협 정도에 대해 "생각보다 심각하고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현재 IS에는 영국을 비롯해 서방 출신 테러리스트들이 수천 명 가입돼 있으며 이들 가운데 일부는 자국에 귀국해 활동하고 있다. 특히 이들이 이라크와 시리아 등에서 테러 훈련을 받았을 가능성이 농후해 정보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IS가 28일 시리아 정부군 포로 250명을 처형한 데 이어 시신이 쌓여 있는 동영상까지 공개해 국제사회가 분노하고 있다.

CNN 방송에 따르면 IS는 동영상에서 지난 24일 북부 라카주 타바카 공군기지를 장악하고 나서 포로로 잡은 시리아 정부군을 처형했다고 주장했다. 영상에는 속옷만 입은 포로들의 시신을 사막에 수북이 쌓아 놓은 장면이 담겼다.

IS는 이전에도 이라크에서 정부군을 격퇴한 뒤 포로로 잡힌 군인들을 총살해 그 사진을 인터넷에 공개한 바 있다. 시리아와 이라크 정부군에 공포를 심어주기 위한 심리전 차원에서 처형된 장면을 공개하는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는 IS가 최근 참수된 미국인 기자 제임스 폴리를 비롯해 서방 인질들을 물고문했다고 보도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시리아 내 피지 출신의 유엔평화유지군 43명이 골란고원에서 무장세력에 억류됐으며, 필리핀 출신 81명도 사실상 억류 상태"라고 밝혔다. 81명은 루와이히나흐, 부라이카흐 지역 인근에서 이동이 제한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필리핀 언론은 이들 필리핀 군인이 반군세력에 포위된 채 무장해제를 요구받고 있으나 거부하고 대치 중이라고 보도했다.

시리아 상황이 계속 악화되자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국가안보회의(NSC)를 소집하고 시리아 내 IS에 대한 공습 문제를 논의했다. 하지만 참모들은 '전면적 공습'과 시리아-이라크 국경지대만 공격하는 '제한적 공습'을 놓고 의견이 엇갈린 것으로 전해졌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