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과 유치원은 3∼5세 취학 전 유아가 다니는 기관이라는 점에서는 비슷한 듯하지만, 현행법 에는 애초 설립 취지부터 운영 방식, 관리·지원 부처까지 철저히 다르다. 일단 유치원은 교육기관, 어린이집은 보육기관으로 분류된다. 말 그대로 유치원은 교육을 시켜주는 곳(교육부 소관), 어린이집은 아이를 엄마 대신 돌봐주는 곳(보건복지부 소관)인 셈이다. 그러나 복지부가 맞벌이 증가, 저출산 등에 따른 보육 정책 일환으로 지원을 늘리고, 이용 가정이 크게 늘어나면서 어린이집에 대해서도 교육 기능에 대한 수요는 크게 높아졌다. 이에 따라 2011년부터 어린이집도 유치원과 동일하게 교육부의 유아 교육 과정인 누리과정을 적용받기 시작하면서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경계는 더욱 모호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실제 두 기관은 여전히 교사 자격, 운영 방식, 정부의 규제 등이 전혀 다르다. 이런 차이는 일견 비슷할 것 같은 양 기관의 비용 격차로 이어진다. 어린이집을 다니던 아이를 유치원으로 옮길 때 비용이 20만원 이상 뛰는 사례가 생기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어린이집은 애초 보육 지원 차원에서 정부 지원금을 기반으로 확대되다 보니 원비 상한 등 정부 규제가 많아 가격이 비교적 안정돼 있는 반면 유치원은 교사 자격(유치원의 경우 4년제 유아교육 전공자) 등의 차이로 인해 비용이 높을 수밖에 없다.
정부도 이 같은 차이를 해소하기 위한 ‘유보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에 분리돼 있었던 보육료(교육비) 결제카드를 일원화하기로 한 것도 이런 취지를 살리기 위한 출발점이다. 그러나 향후 논의 과정은 난항이 예상된다.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상이한 시설 기준, 취원 연령 통합 문제부터 교사 자격·처우 문제 등의 차이를 어떻게 해결할지 등을 놓고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기 때문이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유치원비의 진실] 취학전 아이들은 같은데… 유치원·어린이집 뭐가 다르지?
입력 2014-08-30 03: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