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사망 1552명으로 늘어

입력 2014-08-30 03:48
나이지리아와 시에라리온에서 에볼라출혈열 환자를 치료하던 의사가 숨지면서 에볼라 사망자 수가 28일(현지시간) 현재 1552명으로 늘어났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에볼라 확산세가 심각해 감염자 수가 9개월 뒤 2만명이 넘을 것으로 우려했다.

WHO 브루스 아일워드 사무부총장은 스위스 제네바 유럽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에볼라 대응 로드맵’을 발표했다. 앞으로 6∼9개월 내 차단이 목표다. 로드맵은 서아프리카 에볼라 확산에 맞서 치료시설을 강화하고 경험 있는 요원을 투입하는 것은 물론, 취약한 공중보건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 지역에서 실제 에볼라에 감염된 환자는 보고된 것보다 2∼4배 많을 것으로 추정됐다. WHO는 로드맵 수행에 4억9000만 달러(약 4974억원)가 들 것으로 전망하며 각국 정부와 유엔, 인권기구, 비정부기구 등의 동참을 호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영국과 미국에서 인체 대상 백신시험 계획이 발표됐다. 영국 웰컴재단이 주도하는 국제보건컨소시엄은 60명이 1차 시험접종에 참여하고 여기서 안전에 문제가 없으면 아프리카 감비아와 말리에서 80명을 대상으로 2차 시험접종을 하게 된다고 밝혔다. 두 차례 시험접종에서 안전성과 예방효과가 입증되면 내년부터 발병 위험지역에서 본격적인 백신 보급 사업에 나서기로 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도 다음 주부터 NIH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와 영국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이 개발한 백신의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한 임상시험에 들어간다고 공개했다. 자원한 건강한 성인 20명이 대상이다.

한편 미 브로드연구소는 올해 번지고 있는 에볼라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과거 유행했던 바이러스와 300곳 이상에서 유전적으로 달라진 점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변종이라는 얘기다. 또 통상적인 감염 경로인 박쥐가 아닌 인간으로부터 시작됐다고 덧붙였다. 에볼라가 자주 창궐했던 중부아프리카의 바이러스 보균자가 최근 10년 내에 서아프리카로 넘어왔고 이후 사람 간 전염을 통해 확산됐다는 것이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