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 1000여명 우크라이나 침공… 정부군과 교전”

입력 2014-08-29 05:55

러시아군 1000명 이상이 우크라이나에 들어가 정부군과 친(親)러 분리주의 반군의 교전에 개입하고 있다는 주장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고위 관계자를 통해 28일(현지시간) 제기됐다. 유럽연합(EU)은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긴급회의를 열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논란에 대해 “매우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회의는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소집과 EU의 대응책 마련을 요구한 가운데 열렸다. 포로셴코 대통령은 “러시아군의 침공으로 도네츠크 지역 상황이 급격히 악화됐다”면서 이날 예정됐던 터키 방문 계획을 취소하고 국가안전보장회의를 긴급 소집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동부에 정규군을 직접 투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안드레이 리센코 국가안보국방위원회 대변인은 지난 25일 새벽 러시아에서 탱크 10대와 장갑차 2대, 트럭 2대가 국경을 침범해 포격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또 같은 날 암브로프스키 지역에서 국경을 넘은 러시아 공수부대원 10명을 체포했다고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나토 관계자도 “러시아군이 반군과 함께 싸우고 있다”며 이를 뒷받침했다.

러시아는 “이 지역(우크라이나 동남부)에 어떤 러시아 군인도 없다”고 반박했다. 또 서방 언론이 우크라이나가 흘리는 허위 정보를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반군이 “러시아인 의용대가 우리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다”며 개입을 인정하는 듯한 발표를 해 논란은 커지고 있다.

AFP통신은 콘스탄틴 옐리세예프 EU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가 EU에 러시아의 침략을 막기 위한 대규모 군사 지원과 기술 원조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젠 사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도네츠크와 루간스크에서 벌어지는 (반군의) 반격이 러시아의 주도 아래 이루어지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런 상황에서 친러 반군은 동부 지역에 이어 남부 해안도시 노보아조프스크로까지 세력을 확장했다. 이곳은 러시아와 크림반도를 잇는 길목에 위치한 전략적 요충지여서 러시아가 크림반도로 통하는 육로를 확보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동남부로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AP통신은 반군이 정부군이 장악한 지역을 거치지 않고 노보아조프스크에 진입한 정황상 러시아 국경을 이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