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대치 정국'을 이어가고 있는 여야가 열흘 앞으로 다가온 '추석 민심' 잡기에 분주하다. 모두 국회를 나와 대국민 접촉에 나섰지만 방식은 달랐다. 새누리당은 민생 안정·경제 활성화를 내세우며 세월호 문제와 거리두기에 나선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거리에서 대국민 홍보전 등을 통해 세월호 정국 정면 돌파에 '올인'했다.
◇여당, '여론 나쁘지 않다'…민생 드라이브=이완구 원내대표와 주호영 정책위의장은 28일 오전 서울 송파구 가락농수산물도매시장을 찾아 명절 생필품 및 제수품 물가를 점검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으로부터 추석 성수품 안정대책 등을 보고받고 시장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챙겼다. 이 원내대표는 "국회가 정상화되지 못하고 걱정을 끼쳐 죄송하다"며 유감을 표했다. 지난 25일 세월호 유가족 대표와의 면담 이후 사흘 연속 이어진 '릴레이 민생 행보'다.
김무성 대표는 26일 호우 피해를 입은 부산을 찾았고, 27일 경기도 과천시 문원동주민센터를 방문했다. 29일에도 경기도 의왕시를 찾아가 농수산물 수급 상황을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지도부의 민생 드라이브는 세월호 특별법 재협상안에 대한 여론이 우호적이라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세월호 정국이 추석 이후까지 계속될 경우 야당이 민생법안을 분리 처리하도록 압박하려는 포석도 깔려 있다. "법과 원칙대로 하라"는 청와대 스탠스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세월호 특별법이 민생·경제 법안의 발목을 잡으면서 (국민) 시선이 싸늘해지고 있다"며 "세월호 (사고) 진상 규명은 물론 희생자 가족에 대해 빠르고 적절한 지원이 하루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야당을 압박했다.
◇야당, 세월호 홍보 및 SNS 괴담과의 전쟁=새정치연합은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대국민 홍보전을 이어 나갔다.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등 의원 20여명은 서울 명동에서 시민들에게 '여·야·유가족 3자 협의체'를 통한 세월호 특별법의 당위성을 담은 유인물을 배포했다. 별도로 의원 10여명도 강남역 앞에서 유인물을 시민들에게 돌렸다.
이들은 시민들에게 전단지를 돌리며 "안녕하세요. 받아주세요. 한번 읽어봐 주세요. 감사합니다"라고 호소했다. 격려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지만 "원내로 돌아가라"며 핀잔을 주는 사람들도 있었다. 당은 이번 주말까지 주로 국회 밖에서 이 같은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새정치연합은 세월호 유족에 대한 괴담에도 연일 적극 대응하고 있다. 한정애 대변인은 인터넷상에서 현직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직원이 '유민 아빠' 김영오씨에 대한 비난에 동조한 것과 관련,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은 즉시 국민께 사과해야 한다"며 "업무 시간 중 악성 댓글을 유포한 막장 행태가 과연 방심위 직원의 개인 일탈인지, 조직적인 방조가 있었는지 분명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새정치연합이 '괴담과의 전쟁'에 나선 것은 세월호 유족에 대한 거짓 정보가 유포되면서 국민 여론을 분열시키고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새정치연합은 세월호 특별법을 제정하라며 거듭 여당과 박근혜 대통령을 압박했다. 유은혜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정기국회 개회식 이전에 특별법 문제 해결에 최선을 다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전웅빈 임성수 기자 imung@kmib.co.kr
추석 민심 잡으러… 與는 시장에, 野는 거리홍보전
입력 2014-08-29 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