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단녀’ 사회적 손실 年 15조

입력 2014-08-29 03:49
임신 출산 육아 등에 따른 여성의 경력 단절이 매년 15조원대 사회적 비용을 낳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28일 ‘여성 경력 단절의 사회적 비용 조사’ 보고서를 통해 2000년 이후 여성의 경력 단절을 막지 못해 195조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여성의 경력 단절과 관련한 구체적 비용이 추산되기는 처음이다.

경력 단절 이후 여성이 재취업에 실패해 발생한 손실액이 120조원으로 가장 컸다. 다시 취업하는 데 성공했더라도 재취업까지의 임금 손실액과 재취업 이후 감소한 임금 손실액을 합치면 6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력 단절 여성은 보통 옛 직장보다 임금이 적은 직장에 취업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대졸 여성이 고등학교만 졸업하고도 취업할 수 있는 곳에 재취업하는 식의 과잉투자 교육비용은 3조5000억원, 재취업을 위해 쓰는 교육훈련비용도 1800억원으로 조사됐다. 정부가 여성의 경력 단절을 막고자 책정한 12년간의 정책비용도 7조9000억원에 달했다.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여성의 경력 단절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기준 경력 단절 여성은 195만5000명으로 전체 기혼여성 971만3000명의 20.1%를 차지했다.

조선주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고학력 여성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고용 환경이 개선되지 않으면 생산성 높은 인력을 활용하지 못하는 데 따른 경제적 손실이 더 커질 것”이라며 “보건복지부와 여성가족부를 포함한 관련 부처가 정책 시행의 점검과 평가를 체계적으로 통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