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화제] “車호출 앱 우버, 경쟁업체 영업 조직적으로 방해”

입력 2014-08-29 06:58
호출하면 '기사 딸린 차량'(일종의 사설 콜택시)이 오는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우버(Uber)'가 대포폰까지 동원하는 졸렬한 방식으로 경쟁 업체의 영업을 방해해 왔다고 미국 IT 전문매체 '더 버지(The Verge)'가 특종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블룸버그 통신 등 미 주요 언론들이 27일(현지시간) 이 보도를 속보로 전하며 큰 관심을 나타냈다.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우버는 경쟁사를 조직적으로 방해할 일당을 확보한 뒤 추적을 막기 위한 선불 대포폰과 신용카드를 지급했다. 이들의 임무는 우버의 최대 경쟁사인 리프트(Lyft)를 비롯해 경쟁업체 기사들을 빼오는 것이었다. 이 작업을 '슬로그(Slog) 작전'이라고 명명했으며, 일당들은 '브랜드 대사'라고 불렀다.

브랜드 대사들은 리프트로 차를 호출해 탑승한 뒤 신형 아이폰 등 선물제공 제안을 하며 기사들에게 "우버로 넘어오라"고 설득했다. 문제는 리프트로 다시 차량 호출을 했는데, 제안을 거절한 기사들이 이에 응했을 경우였다. 브랜드 대사들은 이들의 경우 불러놓고도 차량을 이용하지 않거나 뒤늦게 호출을 취소했다. 이런 방식으로 애꿎은 피해를 본 경우가 5500건에 달한다는 보도도 나왔다. 더 버지는 "우버의 이런 식의 경쟁사 영업방해 전략이 미 전역에서 펼쳐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언론이 취재에 들어가자 우버 측도 시인했다. 우버는 블로그에서 "기사들과 얘기를 해야 모집할 수 있기 때문에 리프트 차량에 탑승하는 것"이라며 "기사가 생계유지를 하지 못하게 하거나 고의로 탑승 호출을 취소하지 않았다"고 했다. 더 버지는 그러나 브랜드 대사의 말을 인용해 "우버는 탑승 거절을 하도록 장려하고 있다"며 "고객들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