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석촌지하차도에서 최근 잇따라 발견된 공동(空洞·텅 빈 굴)은 지하철 9호선 공사를 맡은 삼성물산의 부실 공사가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전문가 조사결과가 나왔다.
조사단장인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28일 서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동은 지하철 9호선 3단계 919공구에서 실시한 실드 터널 공사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실드 공법은 원통형 기계인 실드 TBM((Tunnel Boring Machine)을 회전시켜 흙과 바위를 부수면서 수평으로 굴을 파고들어가는 방식이다.
조사단은 공사장에서는 설계 당시 예상량(2만3842㎥)보다 14% 많은 2만7159㎥의 토사량이 발생한 점을 들어 시공사가 토사량 관리에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또 공동이 터널 바로 위를 따라 연속으로 발생했고 미굴착 구간에서는 전혀 발견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지하철 공사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조사단은 제2롯데월드, 광역 상·하수도관 등은 조사결과 공동과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또 919공구와 같은 공법이 도입된 920, 921 공구에서는 시추 결과 공동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형 삼성물산 건설부문 부사장은 “서울시 발표 내용을 존중한다. 이번 일은 저희가 관리하는 공사구간에서 발생한 문제이기 때문에 계약에 따라 저희가 책임지고 복구하겠다”고 밝혔다.
이건기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시민 여러분께 큰 불안을 안겨 드려 죄송하다. 제대로 감독하지 못한 서울시 책임도 있다”고 사과했다.
서울시는 발생 빈도가 증가하고 있는 도로함몰과 관련, 노후 하수관·굴착공사장·지하수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는 등의 특별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충적층을 통과하는 터널공사 구간에 대해 전수조사를 하는 한편 대형 공사장에 ‘도로함몰 전담 감리원’을 배치하고 지하수 배출량이 하루 100t 이상인 시설에 대한 감시를 강화할 방침이다. 지반탐사장비(GPR) 2대를 도입하고 도로함몰 이력정보와 지역별 위험도 등급이 정리된 도로함몰 관리지도를 내년에 구축할 계획이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
서울시 “空洞은 삼성물산 부실 공사탓”
입력 2014-08-29 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