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무에스더(33·GFM 간사·사진) 자매가 아니면 ‘고립’될 뻔했습니다. 강좌의 통역을 도맡아 하고, ‘어성경’ 교재를 번역하고, 번역된 것으로 책자를 준비했습니다. 강사진 및 선교팀을 안내하는 일도 했고요. 무에스더 자매가 없으면 한 발짝도 나갈 수 없었을 겁니다. 신앙이 깊고, 한국어가 능한 무에스더 자매야말로 ‘미얀마의 미래’라고 다투어 칭찬했습니다.
“전혀요. 전혀 힘들지 않았어요. 되레 알고 싶은 것이 너무나 많았는데 이번에 통·번역을 하면서 제가 공부했어요. 신학공부를 했다고는 하나 제가 미련해 잘 이해를 못했거든요.”
그는 강의시간 내내 서서 말씀 통역을 했습니다. ‘말씀’은 한국인도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많은데 이를 미얀마어로 거침없이 전하는 무에스더의 활약에 감탄을 금치 못합니다. 주춤하는 것조차 없는 무에스더였습니다.
“저, 한국어 잘 못해요. 그런데 통역에 나서면 성령이 임재해요. 첫날 임재하심이 느껴져 울고 말았어요. 성경 사전에도 없는 용어가 나와도 성령의 힘으로 술술 풀리더라고요. 미얀마 북부에서 12시간씩 차를 타고 오신 미얀마 목회자분들이 제 손을 꼭 잡고 격려해 주실 때 진짜 보람을 느꼈어요.”
무에스더는 할아버지가 지어준 본명이라고 했습니다. 소수 카렌족 아버지와 나후족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무에스더는 모태신앙입니다. 아버지 우슈니무(68)는 미얀마 사회에서 정말 흔치 않은 직분, 목사이고요. 이런 그가 한국을 알게 된 것은 이동현 선교사를 만나면서입니다. 대학에서 영어학과를 졸업한 후였습니다.
“이 선교사님의 어시스트로 일하다가 2005년 한국 칼빈대로 유학가 신학석사를 했어요. 그 기간 서울 삼일교회 미얀마선교부에서 봉사했고요. 한국은 눈 내리는 것이 신기했고, 옷이 무거워 고생했어요(웃음). 저는 신학 교육자가 되고 싶어요. 미얀마가 한국과 같이 축복 받는 나라가 되게 해달라고 기도합니다.”
양곤(미얀마)=전정희 선임기자
3대째 신앙 이어가며 강좌 통역하는 무에스더 “미얀마도 한국처럼 축복받도록 기도”
입력 2014-08-30 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