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는 그동안 수출이라는 한쪽 날개로 날았다. 하지만 세계경제가 침체의 늪에 빠지면서 수출만으로는 버거워졌다. 정부가 내수 활성화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최근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으로 숨죽여있던 소비심리는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한국은행의 ‘8월 소비자 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7로 7월(105)보다 2포인트 상승했다. CCSI는 올해 2∼4월 108을 유지하다가 세월호 참사 영향을 받은 5월에 105로 떨어졌다. 이후 6월 107로 개선되는 듯하다 지난달 다시 105로 뒷걸음질쳤다. 이 지수가 100보다 크면 경기에 대한 소비자 기대심리가 과거 평균치(2003∼2013년)에 비해 낙관적임을,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뜻한다.
다만 완전한 소비심리 회복으로 보기는 어렵다. 내수가 살아나려면 가계와 기업에 돈이 돌아야 하는데 아직은 윗목까지 온기가 미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는 기업 쪽을 쳐다보고 있다. 기업이 돈을 풀고, 일자리를 늘리면 자연스럽게 내수 시장에 활기가 돌 수 있다.
기업들은 어느 때보다 내수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앞장서고 있다. 정부의 요청이 아니더라도 내수 시장이 좋아져야 기업 실적도 좋아지기 때문이다. 농어촌을 돕기 위해 직거래 장터를 여는가 하면, 전통시장 상품권을 구입해 임직원과 협력사 직원에게 지급하고 있다. 협력업체에 납품대금을 당겨서 주는 등 중소기업과 동반성장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대규모 투자에 나서기도 한다.
삼성은 추석을 맞아 협력사 물품대금 1조8000억원을 1주일 정도 조기 지급할 예정이다. 300억원 규모의 전통시장 상품권을 구매해 경제 활성화와 전통시장 살리기에도 동참한다. 다음 달 19일까지 전국 37개 사업장에서 농·축산물 직거래 장터도 개설한다. GS그룹도 협력사 자금 부담을 덜어주는 등 상생경영에 주력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협력업체와 함께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면서 새로운 동반성장 모델을 만들고 있다. 포스코는 포항제철소에 대규모 신규 투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권은 중견·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확대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
[내수 활성화 기업이 뛴다] 일자리 늘리고 돈 풀고… 동반성장 팔 걷었다
입력 2014-08-29 03:41